정보기술(IT) 관련업계의 불황이 심화되면서 세계적으로 IT 지출이 오는 2003년까지 1500억달러나 감소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장조사 회사인 IDC(http://www.idc.com)가 2일 발표한 보고서는 “최근 전세계적인 IT불황이 특히 서유럽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오는 2003년까지 유럽 IT 지출이 500억달러 정도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올해 초까지만 해도 유럽 IT 시장이 두 자릿수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유럽 정보통신 하드웨어의 일부분이 위축되면서 네트워크 장비 수요가 감소하고 PC 판매 신장률도 둔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IDC의 연구책임자인 스테픈 밀턴은 “아직까지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부문이 올해 활발한 성장을 보일 것”이지만 “이미 북미에서 나타났듯이 경기 둔화가 PC 등 하드웨어 수요에 특히 심각한 타격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과거의 사례로 볼 때 경제 전반의 동요는 하드웨어 부문 지출에 특히 타격을 준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서유럽의 경우 올해 IT 부문 지출이 당초 11%에서 7.9% 증가에 그칠 것이며 이런 둔화세는 내년과 그 이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국가별로는 독일과 이탈리아가 인플레이션의 타격을 받아 특히 IT 지출 감소가 심각한 반면 영국은 ‘상대적인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밀턴은 “경제 전반의 둔화가 기술부문 지출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그간의 신화가 이미 미국에서 깨졌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분석은 특히 최근 경제불황이 이미 바닥을 쳤으며 곧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이에 앞서 통신분야에 주력하고 있는 시장조사 회사인 오범(http://www.ovum.com)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신기술 제품이 선보이지 않는 한 전세계 IT 시장은 당분간 침체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벤처투자 컨설팅 회사 벤처와이어(http://www.venturewire.com)도 보고서를 통해 “미국 경제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벤처투자도 최근 격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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