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미디어와 인터넷 보급이 늘어나면서 개인이 사적인 공간을 갖기가 점차 힘들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지인들간에 사적인 온라인 담소가 가능토록 해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인스턴트메시징서비스가 이의 상업적인 용도에 눈을 뜬 기업들이 버디리스트를 이용한 무차별 광고 공세로 인해 고유의 사적인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70년대 초반 유닉스 등의 시스템에서 연구자들끼리 실시간 텍스트메시지를 주고 받는 것에서부터 비롯된 인스턴트메시징서비스는 약 5년전 AOL의 엔지니어들이 자주 대화를 나누는 상대를 묶어둔 ‘버디리스트’라는 개념을 고안하면서부터 일반에 본격 보급되기 시작한 서비스.
이 서비스는 지금까지 주로 친구간·연인간·동료들간에 사적인 담소를 나누는 데 주로 사용돼 왔으나 최근 AOL이 인스턴트메신저에 광고가 링크된 팝업창을 도입하고 FAO쉬워즈·밴스·라디오헤드 등과 같이 아예 상업적인 목적으로 독자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도 늘어나는 등 기업들의 비즈니스 수단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AOL의 인스턴트메신저 4.7 베타버전의 경우 접속하게 되면 건강·여흥·스포츠 사이트 등의 사이트 링크가 제공되는 ‘오늘의 계획(AIM Today)’ 팝업창이 뜨도록 했다.
장난감 회사인 FAO쉬워즈(FAOSchwarz.com)는 자사의 상품에 대한 질문에 대답을 해주는 반자동화된 인스턴트메시징서비스인 ‘숍FAO’를 내놨으며 신발회사인 밴스(Vans.com)는 고객들에게 다가오는 스케이트보드 투어에 대한 정보를 놓치지 않을 수 있도록 해주는 인스턴트메시징경고시스템을 개발중이다. 또 얼터너티브 록밴드인 라디오헤드는 콘서트에 대한 정보와 요청에 따라 라디오헤드의 음악을 틀어주고 별점까지 알려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기업들이 인스턴트메시징에 관심을 쏟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용자들이 웹페이지의 배너광고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엄청난 사용자들이 인스턴트메시징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현재 1억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버디리스트는 이제 개인 전화기록부라기 보다는 양방향 옐로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기업들이 인스턴트메시징에 기대를 걸고 있는 반면 사용자들은 이제는 인스턴트메시징조차도 쓸데없는 메시지와 포르노메시지 등 상업적인 광고로 성가시게 만드는 점에 대해 성토한다.
브린모대학에 재학하고 있는 제니퍼 프린스(19)는 “인스턴트메시지로 대화하던 중 기업으로부터의 메시지를 받는 것은 성가신 일이다”고 말했다. 브룩클린에 위치한 소프트웨어기업의 CEO인 매트 럭캣(29)은 아내와 인스턴트메신저 데이트 중 팝업창에 시달린 경험을 갖고 있으며 “AOL 인스턴트메신저를 이용하는 것은 단지 평범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며 “그 이상의 무엇도 필요치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소비자들의 불만을 의식한 서비스업체들은 선택권을 주는 방법으로 소비자들을 다독이고 있다.
일례로 라디오헤드 서비스의 경우 단순한 텍스트를 전송하고 이에 응답이 있어야만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버디인 고글리미노타우를 소비자에게 전송한다. 이 서비스를 설계한 신생기업인 액티브버디의 CEO인 피터 레비탄은 “우리의 서비스가 사적인 공간을 보호하고 소비자들에게 친숙해지기를 바라고 있다”며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상업용 버디에 대해 자발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고글리는 현재까지 100만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플로리다 팜베이에 살고 있으며 98명이 수록된 버디리스트를 갖고 있는 셀비 파웰(13)은 고글리에 대해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언제든지 야구 점수 결과를 알려주는 야구버디를 비롯해 영화버디·금융버디 등을 계속해 만들어낼 계획이다.
그래도 일부에서는 아직까지 인스턴트메시징서비스의 상업화를 우려하고 있다. 비록 서비스업체들이 직접적인 무차별광고는 자제하더라도 인스턴트메시지로부터 사용자의 정부를 수집하고 저장해 다른 상업적 용도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국제 많이 본 뉴스
-
1
온순한 혹등고래가 사람을 통째로 삼킨 사연 [숏폼]
-
2
“2032년 충돌 가능성 2.3%”… NASA 긴장하게 한 '도시킬러' 소행성
-
3
팀 쿡 애플 CEO, 오는 19일 신제품 공개 예고… “아이폰 SE4 나올 듯”
-
4
"불쾌하거나 불편하거나"...日 동물원, 남자 혼자 입장 금지한 까닭
-
5
오드리 헵번 죽기 전까지 살던 저택 매물로 나와...가격은? [숏폼]
-
6
“30대가 치매 진단에 마약 의심 증상까지”… 원인은 보일러?
-
7
매일 계란 30개씩 먹는 남자의 최후 [숏폼]
-
8
“시조새보다 2000만년 빨라”… 中서 쥐라기시대 화석 발견
-
9
“9500원서 2만4000원으로”...日히메지성 입장료, 내년 3월부터 인상
-
10
돌반지 70만원 육박... 美 월가 은행들, 대서양 건너는 '금괴 수송작전'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