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에어>우리동네 소식이 가장 빠른 곳

 금요일 오후 5시, 마포케이블TV의 지하 스튜디오는 뉴스 제작을 위해 분주해진다. 취재기자들이 각자 취재해온 테이프를 들고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나 기술 담당이 컴퓨터 그래픽과 음향상태 등을 최종 점검하는 것은 여느 방송국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방송이 시작되고 아나운서가 멘트를 몇줄 읽어 내려가다 그만 NG가 난다.

 지상파 뉴스에서 NG가 난다면 대형 방송사고지만 적어도 서울미디어원 사람들에게 한두번의 실수는 ‘애교’로 봐 넘길 수 있는 사건이다.

 지난해 7월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이 각 지역 케이블TV방송국 자체 운영 채널에 지역 뉴스 프로그램 등을 공급하기 위해 만든 소 프로덕션 ‘서울미디어원’은 취재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독특한 면모를 여럿 지니고 있다.

 구로·마포·용산케이블TV가 뭉친 서부지역 뉴스팀만 보더라도 그렇다. 팀장부터 기술 담당까지 역할을 분담했지만 사실 1인 3역 내지는 4역을 소화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총 6명이 서부지역 뉴스 프로그램인 ‘서울네트워크뉴스’를 모두 취재·제작하기 위해서는 때로 취재기자가 직접 6㎜ 카메라를 들고 현장에 출동하기도 하고 아나운서가 취재기자로 변신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벌써 5년이 넘게 아나운서 데스크를 지키고 있는 박미현 아나운서 역시 예외는 아니다. ‘차기 마포구청장은 누구?’라는 뉴스 소개 멘트에 이어 기사를 취재한 그녀의 목소리가 연이어 들려온다.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던 오랜 꿈을 케이블TV방송국에서 실현했다는 박 아나운서는 주변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을 보며 케이블TV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한다.

 팀을 이끄는 구로케이블TV의 민병숙 팀장도 요즘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을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기사 기획부터 팀 운영까지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그녀지만 인원이 부족하다보니 기술습득도 자연스러운 업무영역으로 굳어진 것.

 하지만 소수의 인원이 만드는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뉴스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화면이나 이음새가 매끄러운 것은 물론 지역밀착형 프로그램들이 다수여서 ‘우리동네 소식’을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와 같이 안정적인 프로그램 제작이 이뤄지기까지는 어려움도 따랐던 것이 사실이다. 취재협조가 되지 않아 속상해 했던 기억들도 많았지만 이제는 특히 지상파방송을 타기 힘든 구의원 선거철에는 그들에게 거꾸로 취재를 요청하는 경우가 더 많다.

 최근들어 서울미디어원에는 지역 프로그램 제작과정 등을 견학하려는 케이블TV방송사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민병숙 팀장은 “출퇴근과 취재는 각각 해당 SO에서 진행하고 일주일에 세번씩 만나 녹화하는 형식이 매우 효율적”이라며 “지역 뉴스를 신속히 전달한다는 보람이 커지는 만큼 인지도도 상당히 높아진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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