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64M D램과 128M D램의 국제 현물시장 가격은 각각 1달러와 2달러 안팎에 머물렀다. 사상 최악의 가격이다.
이것만 놓고 보면 세계 D램 매출이 무려 55.5%나 감소할 것이라는 데이터퀘스트의 수정 전망은 유효한 듯하다.
그런데 재미난 현상은 최근 현물시장에 제품을 구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나오자마자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얘기다. 누군가가 D램을 사재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재기 세력은 지금이 바닥권이라고 믿고 있는 듯하다.
현물시장뿐만 아니다. 마이크론은 지난주 2월부터 5월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2억7500만달러 흑자에서 1년만에 3억13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선 성적표는 참담했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6월 중순부터 갑자기 주문이 늘었다는 마이크론측의 주장이다.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등도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았으나 6월중 수요가 꿈틀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 마이크론, 하이닉스에 주문을 늘린 업체는 주로 미국의 대형 PC업체들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PC업체들의 상품 재고가 거의 없으며 다만 대리점에서 재고가 늘어났을 뿐이다. PC업체들은 올 연말 특수를 겨냥해 하반기부터 제품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나 그동안 확보했던 D램을 썼기 때문에 다시 구매하고 있다. 구매가 본격화하는 시점이 바로 3분기라는 게 D램 업체들의 분석이다.
물론 대형 PC업체들은 대리점에서 실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생산을 확대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D램 업계는 대형 PC업체들이 확보한 D램이 거의 바닥난 데다 값도 가장 저렴한 요즘을 놓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 점에서 D램 가격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그렇지만 급격한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D램 업체든 PC업체든 아니면 유통업체든 D램 재고가 많이 쌓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의 관심은 오는 10월에 나올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운용체계(OS)인 ‘윈도XP’에 집중됐다. 이 제품이 PC사용자의 호응을 얻을 경우 D램 가격 상승은 탄력을 받을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가격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하락할 수도 있다.
어떤 시나리오든 64M D램의 가격은 별다른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수요처는 물론 D램 업체로부터 애물단지로 변한 64M D램의 가격은 상승하기 힘들어 시장 퇴출은 시간문제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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