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가전 업체들 `차량용` 틈새 노린다

 ‘이제는 자동차다.’

 그동안 홈 시장과 모바일 시장을 주 타깃으로 제품을 개발해오던 디지털가전업계가 업체간 경쟁이 지나치게 가열되고 있는데다 시장 또한 당초 기대와는 달리 크게 활성화되지 않음에 따라 틈새전략의 하나로 자동차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청람디지탈·SM정보통신·무인전자룩스·솔트디지탈·아미위성방송·디지탈웨이 등 디지털가전업체들은 일반가정과 모바일 시장에 국한된 제품만으로는 매출확대에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아래 자동차용 디지털정보기기 개발에 속속 나서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운행중인 자동차가 승용차와 승합차 및 화물차 등을 포함해 총 1600여만대에 이르고 있고 특히 디지털가전을 장착한 고급형 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자동차 시장이 가정용 시장에 못지 않은 디지털기기의 황금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공간활용성이 뛰어난 RV차량 보급이 늘어나면서 자동차를 하나의 레저공간으로 이용하려는 욕구가 증대되고 있다”며 “자동차에서 가족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차량용 TV·MP3플레이어·DVD플레이어·위성라디오·디지털항법시스템 등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차량용 앰프와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를 주로 생산해온 청람디지탈(대표 김만식 http://www.chunglam.com)은 최근 차량내 스피커를 이용해 MP3음악을 6채널 서라운드로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MP3플레이어 업체인 디지탈웨이(대표 우중구 http://www.digitalway.co.kr)는 MP3플레이어를 차량용 잭에 연결, 차량의 스피커를 통해 MP3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았으며 SM정보통신(대표 김재삼)도 카오디오용 MP3 CD플레이어를 선보였다.

 이같은 상황은 가정용 디지털방송수신기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디지털위성라디오방송 전문기업인 아미위성방송(대표 박동철 http://www.amisb.com)은 최근 전세계 위성라디오방송을 시간과 장소의 제한 없이 CD수준의 음질로 수신할 수 있는 휴대형 디지털위성라디오를 선보인 데 이어 차량용 제품 개발에 돌입한 상태다.

 가정용 LCD모니터를 만들던 업체들도 속속 차량용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웨스텍코리아·솔트디지탈·무인전자룩스·성우LCD시스템 등 가정용 LCD 모니터를 개발해온 업체들이 7인치급 차량용 액정TV를 대거 선보이며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있고 특히 일부 업체들은 중형 RV차량을 겨냥, 가족이 함께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대형 10.4인치 LCD를 채택한 제품을 개발해 시장 개척에 나섰다.

 장시간 여행시 차량내에서 가족이 오락을 즐길 수 있도록 일반 DVD플레이어와 게임기 업체들도 차량용 제품을 속속 개발하고 있다.

 에이디티(대표 고종성 http://www.adtmall.com)는 MP3 CD와 비디오 CD를 재생할 수 있는 차량용 다기능 DVD플레이어를 하반기중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차량용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차량에 적합하도록 부품이나 기타 외장을 줄이고 이동과 충격에도 안정적일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적 난제뿐 아니라 자동차 시장을 겨냥한 특수유통망을 발굴해야 하는 어려움도 적지 않다”며 “차량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기술축적과 면밀한 시장조사가 선행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