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HDD AS 떠미루기

 공식 대리점을 통해 판매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가운데 제조업체용으로 납품됐던 그레이제품이 섞여있던 것으로 드러나 이 제품의 AS를 놓고 기존 판매업체와 현재의 총판업체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소비자들만 불편을 겪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 HDD 총판이었던 대원컴퓨터가 이의 유통을 그만두면서 카르마코리아가 영업권과 AS를 총괄키로 했으나 기존 총판이었던 키펙스가 공급한 물량 가운데 섞여있던 그레이제품에 대해서는 AS를 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문제의 제품을 공급했던 김문찬 전 키펙스 사장은 “30Gb 제품이 모자랄 때 웨스턴디지털 대만라인을 통해 1000여개의 그레이제품이 들어온 적이 있다”며 “하지만 그것은 당시 웨스턴디지털 아태본부에서도 알고 있었던 사항이고 키펙스의 후속 총판인 대원컴퓨터에도 관련 제품의 시리얼 넘버를 넘겨줬다”고 해명했다.

 카르마코리아는 이에 대해 “대원컴퓨터로부터 시리얼 넘버를 받은 적이 없다”며 “본사에 시리얼 넘버를 조회해 보아도 도무지 어떻게 유통됐는지 알 수 없어 AS를 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원컴퓨터 관계자는 이와 관련, “키펙스로부터 시리얼 넘버와 관련한 자료를 받은 적은 있지만 웨스턴디지털이나 카르마측에서 자료를 달라고 요구하지 않았을 뿐 고의로 넘겨주지 않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처럼 그레이 HDD에 대해 서로 책임를 떠넘겨 소비자들은 웨스턴디지털 본사에 본인 부담으로 HDD를 보내야 하는 등 애궂은 피해를 보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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