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양방향TV의 나아갈 길

◆젠터닷컴 황영헌 사장



 디지털 방송이 올 연말부터 본격화될 예정이다. TV를 보여 적극적으로 정ffddd보를 탐색하고 프로그램을 자유자재로 선택해 볼 수 있는 꿈의 TV ‘양방향TV(Interactive TV)’ 시대가 펼쳐지려 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의 수준이 다르고 사업자마다 개념이 천차만별이어서 어느 정도까지를 양방향 TV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답이 없는 실정이다.

 사실 아날로그 TV에서도 간단한 수준의 양방향 서비스는 현재도 실시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아날로그 TV에서 VBI라고 하는 영역을 이용해 프로그램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VBI 영역을 이용한 ‘윙크(Wink)’라는 서비스가 있는데 화면에 ‘i’자가 나타날 때 리모컨을 누르면 부가 정보를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또 월드게이트(Worldgate)라는 회사는 VBI 영역에 웹 사이트 주소를 실어 보내 TV 시청 중에 관련된 사이트로 쉽게 전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AOL TV 등에서는 프로그램 가이드 정보를 필두로 다양한 웹 콘텐츠와 함께 쉬운 인터넷 사용을 모토로 한 양방향 TV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양방향 TV는 디지털 TV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데이터 방송에서 비로소 체험할 수 있다.

 인터넷을 접속하지 않고도 방송망을 통해 많은 정보를 세트톱박스로 전송함으로써 프로그램 가이드는 물론 날씨·뉴스·주식·쇼핑 등과 관련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가 디지털 방송 환경에서는 보편적으로 제공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유럽과 미국 및 일본 등지에서 실시중인 양방향TV서비스는 당연히 TV에 대한 충분한 이해에서 출발했다. TV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TV를 좀더 편리하고 풍부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발전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양방향TV가 TV를 PC모니터로 사용해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다분히 사업자 위주의 발상에서 도입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TV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시작된 인터넷TV서비스다.

 인터넷TV 서비스는 TV 시청자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다. TV 시청자는 기본적으로 게으른 사람들이다. 멀쩡하던 사람도 예비군복만 입으면 자세가 흐트러지는 것처럼 방금 전까지 PC 앞에서 정신없이 일하던 사람도 TV 앞에만 앉으면 자세가 늘어지고 게을러진다. 오죽하면 TV 시청자를 ‘소파에 앉아 감자칩 먹는 사람들(couch potato)’이라고 부르게 되었을까. 하지만 일견 게을러 보이는 시청자들도 알고 보면 상당히 분주하다.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서핑하느라 끊임없이 채널을 돌려대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정한 양방향TV란 TV를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유익한 프로그램을 적절히 찾아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어야 한다. 이 때문에 프로그램 가이드 서비스가 중요하게 취급되는 것이다.

 프로그램 가이드란 방송하는 모든 TV프로그램에 대해 관련된 정보를 빠짐없이 제공하는 서비스다. 원하는 프로그램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출연 스타에 대한 신상정보, TV 속 여행지 정보, 상품정보 등을 간단하게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정보들이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양방향 TV의 기능이다. TV 시청자들이 가장 원하는 서비스와 기능을 가장 잘 구현해 줄 때 이를 진정한 양방향 TV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국내에서 양방향TV 사업에 뛰어들려고 하는 이들, 특히 관련 세트톱박스를 개발하고 있는 이들에게 이렇게 제안하고 싶다.

 첫째, 풍부한 방송 가이드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항시 켜 두더라도 문제가 없을 정도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저렴한 가격 구조를 가져야 한다. 넷째, 다양한 수익 모델을 사업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특히 분명한 것은 조금만 켜두면 열이 나고 소음도 나고 수시로 껐다 켜야 하고 업그레이드까지 해야 하는 양방향TV라면 그 안에 담긴 내용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시청자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란 점이다.

 실제로 많은 건설 사업자, ISP 사업자들이 사용하기 편하고 내용도 알찬 양방향TV용 세트톱박스를 찾고 있다. 이제 국내 양방향TV사업자들도 거듭나야 한다. TV의 본질, TV 앞에 앉아 있는 시청자의 속성, 그리고 시장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한 세트톱박스와 양방향TV 서비스 사업자가 출현해야 한다. 사용자들이 TV처럼 편하게 이들 세트톱박스를 사용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양방향 TV 시대는 열리게 될 것이다. johney@gent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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