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거래진흥원 정득진원장
지난 수년 동안 우리나라는 전자상거래를 위해 정신없이 달려왔고 오늘도 달려가고 있다. 현재 가구당 PC보유율은 72.1%이고 이 중 인터넷이용인구가 52.3%를 차지한다는 수치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전자상거래의 성장가능성은 세계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자상거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기업은 확실한 내부수익률 (IRR)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시장논리에 밀려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전자상거래 시장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시장보다 더 많은 시장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의 각축장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98년 이후 전자상거래국제표준을 자처하는 cXML, xCBL, eCo프레임워크, 비즈토크(Biz Talk)와 같은 시장표준이 우후죽순처럼 난립하는 바람에 세계의 전자상거래 기술표준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러한 표준화 전쟁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고 판단한 유엔이 99년 11월 드디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유엔 산하의 유엔세팩트(UN/CEFACT)와 민간 비영리 IT표준화컨소시엄인 OASIS가 공동으로 ‘ebXML’이라는 국제 단일표준을 제정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고 1년 6개월이라는 멀고도 험한 작업과정을 거쳐 지난 5월에 그 첫작품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ebXML이다. ebXML은 현재 ISO 국제 공식적인 표준(de jour standard)으로 상정돼 국제사회에서 마지막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IT업체들인 MS, SUN, IBM 등의 솔루션 개발업체들의 경우를 보면 이미 70∼80% 수준의 자체 ebXML 기술개발을 완료한 상태로 이미 사실상의 세계적인 단일표준(de facto standard)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ebXML 각 프로젝트팀별로 추진하고 있는 향후 개발일정을 종합해 보면 ebXML 표준기술이 꽃을 피우는 시기는 2003년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국내 사정은 어떠한가. 많은 신생기업들이 e비즈니스의 부침을 겪으면서 솔루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인터넷 전자상거래 표준이 세워져 있지 않아 중복개발의 우려가 있고 설령 일시적 표준으로 사용된다 해도 새롭게 대체될 우려를 안고 있다.
다행히도 한국전자거래진흥원은 유엔세팩트(UN/CEFACT)의 한국대표기관(focal point)으로서 99년 11월 ‘ebXML’ 제정 초기부터 적극 참여하여 ebXML을 국내 표준으로 적용시키기 위한 많은 노력을 경주하여 왔다. 국내 최초로 ebXML 등록저장소를 일차적으로 개발했고 업종간·국가간 상호연동성을 제공할 수 있는 국가중앙등록저장소의 기능으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으로 있다. 아울러 국가 전자상거래 표준화 프레임워크를 정립하고 표준화 기술개발 지원사업을 통하여 국가 전자상거래 표준화를 조기에 실현하기 위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관계기관 및 업계들과 부단히 협조와 지원을 부탁하고 조언을 구하고 있다.
무한한 가능성과 변화를 안고 있는 전자상거래 시장은 미래에 대한 도전의 광장으로서 e비즈니스 기업들에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당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전세계적으로 하나가 되고자 하는 거대한 표준화 움직임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ebXML 표준화’는 전자상거래를 세계적으로 한데 묶어서 더 한층 활성화시킬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으로서 비공식표준이 그리 많이 개발되지 않은 국내 실정에 비추어 보아 이를 국내에 보급시키기 위한 아주 적절한 추진시기라고 할 것이다.
우리 산업의 미래는 전자상거래의 확산에 있고 전자상거래의 확산을 위해서는 ebXML을 활용해야 한다는 대세에 아무도 의의를 달지 못할 만큼 그 중요성은 우리의 눈앞에 다가와 있다.
djjung@kie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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