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와 만남]로커스 송지호 상무

“지난해가 투자의 해였다면 올해는 투자수익을 거둬들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여기서 투자수익은 자본이득도 포함되겠지만 투자회사와의 사업연계가 우선합니다.”

 로커스 재무담당임원(CFO)인 송지호 상무(41)는 올해 신규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하는 데 힘쓸 방침이다. 그는 지난해 자금 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차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해 놓았지만 올해 재무운영은 보수적으로 끌어가겠다는 것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거둬들인 현금 중 500억원은 관련 벤처기업 투자에 사용했고 현재 500억원의 가용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보유중인 500억원의 가용현금도 인수합병(M&A) 등 앞으로 사업확장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될 것이지만 아직까지 관련 IT기업의 버블이 걷히지 않았다고 판단해 당장 대상을 물색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송 상무가 재무운영에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환리스크. 지난 99년까지 15년 동안의 미국 공인회계사 생활을 통해 얻은 감각으로 나름대로의 원칙을 세우고 있다. 우선 제품생산에 소요되는 원부자재 등 모든 제품 수입은 선물거래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최근의 외환위기 때도 선물거래로 적지 않은 환차익을 거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선물거래와 함께 재무운영의 주요 포인트로 삼고 있는 것이 외국인 지분율이다.

 송 상무는 “현재 로커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23%로 적지않은 편이지만 앞으로 더욱 늘리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IR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지분율을 높여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일렉트라, 캐피털리서치 등 해외 자본기업을 상대로 장기 파이낸싱을 이끌어 내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지분율을 높이는 것은 나스닥 진출을 위한 수순이다. 나스닥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자본조달이 용이하다는 이점도 있지만 그보다 먼저 해외시장 개척시 브랜드파워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나스닥 진출을 시장개척의 재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그의 주가관리 방법도 남다르다. “IR활동을 통한 주가관리는 단기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순익, 현금흐름, 성장성을 바탕으로 한 경영만이 오랜 기간 안정적인 주가관리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올해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IR 계획은 없다. 그보다 실적을 높이기 위한 내부적인 구조개편에 채찍을 가하고 있다.

 최근 CSN사업본부의 통신부가서비스 연구개발 인력을 자회사인 로커스네트워크로 이동시켰다. 전체의 20%에 해당하는 인력이다. 수익성 악화의 주범인 고정비를 줄이기 위한 과감한 단행이었다.

 “유동적인 고용은 벤처기업에 필수적입니다. 수익을 최대화해 투자자들이 믿고 안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가관리의 최상책”이라고 송 상무는 자신있게 말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