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 2차 해외DR 발행 성공할 수 있을까…

  

 지난해 말 이후 급격한 위축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경제가 최근 침체분위기 탈출을 위한 몸부림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25억∼3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한국통신의 2차 해외DR 발행이 오는 12일부터 이달 말까지 이뤄질 예정이어서 이의 성공여부가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99년 5월 성공적으로 발행된 KT의 1차 DR발행(24억8000만달러)은 한국에 대한 해외신인도 제고로 이어져 IMF체제 도입과 함께 고통받던 한국의 경제를 대세상승으로 이끌었던 전례가 있어 이번 한국통신의 DR발행이 가져올 여파가 주목된다.

 정보통신부와 KT는 이와 관련, 12일부터 이달 말까지 뉴욕·싱가포르·홍콩·도쿄·런던·에딘버러 등 세계 20개 도시를 돌며 KT의 2차 DR발행을 위한 로드쇼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최대 30억달러에 달할 2차 DR발행을 위해 정통부와 한국통신은 대규모 협상단을 지난주 말 첫 로드쇼 개최지인 미국에 급파했으며 이달 중순과 하순께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과 이상철 KT 사장이 로드쇼 개최지를 잇따라 방문, 펀드매니저들에게 KT의 기업가치를 홍보할 예정이다.

 KT는 이번 2차 DR발행에서 17.8%(추후 예정돼 있는 전략제휴에서의 신주발행 배제)를 발행할 계획이며 현재 주간사인 모건스탠리(미주)와 UBS(기타지역), LG증권, 동원증권과 마무리작업을 완료한 상태다.

 ◇경기저점 돌파를 위한 돌파구=KT의 2차 DR발행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의 성공이 결국 경기저점 논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경제에 성장모멘텀을 줄 것이란 점 때문이다.

 99년 5월 이뤄진 25억달러 규모에 달했던 KT의 1차 DR발행 성공도 해외투자가들의 신뢰도 제고로 이어져 한국경제는 지난해 말까지 대세상승의 모멘텀을 확보했었다.

 특히 최근 우리경제는 증시에서 볼 수 있듯이 경기저점 통과를 위한 바닥다지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최대 30억달러에 달할 KT의 2차 DR발행이 해외투자가들의 긍정적 평가와 함께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한다면 우리경제는 본격적인 성장세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이 KT는 2차 해외DR발행에 이어 막대한 자금력을 갖고 있는 아시아의 메이저통신사업자와 15%(신주 10%, 구주 5%) 지분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할 예정으로 있어 이번 DR발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최소 50억달러 최대 70억달러(무선자회사 포함)의 외자유치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긍정적 요인=‘KT의 2차 DR발행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라는 확신은 KT의 기업가치에서 비롯되고 있다.

 KT의 2차 DR발행과 관련, 해외 주간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약세를 보인 통신주의 영향에 따라 과도하게 저평가된 KT주식가치, 초고속통신망의 고성장세, 다양한 수익원 창출 등 세 가지 요인이 해외 투자자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KT를 필두로 700만가입자에 도달한 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은 세계통신사업자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태인데다 음성통신에만 치우친 유럽과 달리 인터넷(IP)에 익숙해진 이용자 기반에 따른 다양한 수익원 등은 한국통신만이 지닌 특성이어서 이 부문이 해외투자가로부터 어느정도 평가받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변수=KT 2차 DR발행 성공에 장애요소도 만만치 않다. 첫번째 요소는 미국의 경기가 아직도 경기저점 논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99년 5월 이뤄진 KT의 1차 DR는 상승추세에 있던 상황에서 한국 및 한국정부에 대한 신뢰도 제고가 밑바탕을 이뤘으나 이번 DR는 당시와는 상당히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국FRB가 수차례에 걸친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여러 지표에서 경기저점을 놓고 상이한 분석들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기술주를 대표하는 나스닥이 저점(1800P)을 벗어나 2100∼2200P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적요소다.

 이와 함께 하이닉스반도체(구 현대전자)의 DR발행이 이달 12∼15일께 이뤄질 예정이어서 하이닉스반도체의 DR발행이 실패로 끝난다면 KT의 2차 DR발행 역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관련, KT의 고위관계자는 “이와 반대로 하이닉스반도체의 DR발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대우자동차 인수를 위한 GM의 한국정부와의 협상이 원활히 이뤄진다면 KT의 2차 DR는 우리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모멘텀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통부 고위관계자도 “현재 KT의 2차 DR발행과 관련,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엇갈리고 있지만 지식기반경제를 지향한 우리경제와 우리나라 통신시장의 탄탄한 이용자 기반 등은 우리만이 가진 장점이어서 KT의 이번 2차 DR발행이 우리경제의 성장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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