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특허청의 홍보용 홍보

 ‘누구를 위한 홍보인가.’

 최근 특허청의 대언론 홍보활동은 실적쌓기에 급급한 홍보라는 점을 떨칠 수가 없다. 제대로 된 홍보라면 내적으로 홍보를 위한 모든 준비가 완벽하게 돼 있는 상태에서 외부에 알리는 것이 수순이다. 하지만 요즘 특허청의 대언론 홍보는 ‘홍보를 위한 홍보’로 전락돼 버린 느낌이다.

 ‘발명의 달’이었던 지난 5월에는 특허청 전 구성원이 대대적으로 나서 각종 행사에 따른 대언론 홍보 활동을 전개했다.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을 일반 국민 전체에 널리 알리고 일상 생활화한다는 취지에서다. 특히 발명의 날이었던 지난 5월 19일에는 발명의 날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국가 원수가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괜찮다.

 이면에는 대언론 홍보 실적의 인사고과 반영이라는 크나큰 변수가 있었다. 실적이 적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데 어느 누가 마음놓고 편히 있겠는가.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실국별로 할당된 홍보 건수를 채우느라 구성원들이 이 일에만 매달렸다. 발명의 달이 지나간 요즘에는 할당 건수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한 일부 과장들 사이에서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전전긍긍한다는 소식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4일 오전에는 특허청이 ‘발명의 달’을 기념해 공모한 전국발명표어 현상공모대회 수상작 발표가 있었다. 그러나 보도 자료 배포 6시간만에 특허청은 부랴부랴 보도 연기를 요청해 왔다. 청장 확인없이 해당 과에서 일괄적으로 배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특허청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이번에 발표한 수상자 가운데 표어 내용이 비슷한 수상작 3편이 나란히 올라와 있어 청장이 노발대발했다는 후문이다. 이미 해당 실과에서는 재심사에 들어갈 계획을 잡아놓고 있다.

 그렇다면 제대로 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수상작을 부랴부랴 발표하려던 이유는 어디에 있었을까.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최근 청장이 대언론 홍보 활동을 강조함에 따라 홍보실적을 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이미 한쪽에서는 청장이 차기 장·차관 자리를 겨냥, 대언론 활동에 집착하지 않느냐는 조심스런 의견도 내놓고 있다. 특허청은 현재 발명을 소재로 한 영화와 드라마 제작, 열린 음악회도 추진중에 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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