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윤리기본법 시안 논란 확산

　배아복제 금지 및 배아연구를 제한하는 생명윤리기본법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2일 생명윤리자문위원회가 배아복제 금지 및 배아연구를 제한하는 생명윤리기본법(가칭) 시안을 공표하고 공청회를 가진 이후 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종교단체와 생명공학계, 관련기관 등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반대입장도 배아복제를 허용해야 한다는 측과 배아연구조차 금지해야 한다는 측으로 완연히 갈라져 조정도 어려울 것으로 보여 법률통과시기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법률 제정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배아복제를 금지한 시안에 대해 생명공학계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4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복성해 원장과 소속 연구원 300명은 배아연구의 완전허용 및 배아복제의 선별허용을 주장하는 건의문을 관련 정부부처와 국회 등 관련기관에 제출했다.

　생명연은 이 건의문을 통해 “시안이 생명공학 분야의 기술개발 및 이용을 크게 위축시키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며 “불치병에 시달리는 수많은 인류의 고통을 해결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확대하는 것이므로 인간 배아복제 연구를 선별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23일에는 천주교와 개신교 단체가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인간 배아의 복제 및 실험의 금지를 골자로 한 5개항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종교단체들은 “잉여 인간 배아에 대한 실험의 제한적 허용은 이렇게 만들어진 배아 역시 그 자체로 인간주체이자 단순한 세포덩어리가 아니라는 점에서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라며 배아를 파괴할 수 있는 모든 배아연구를 금지시킬 것을 촉구했다.

　이밖에 특허청도 시안에 명시된 생명특허에 대한 4개 조항이 특허청이 이미 시행하고 있는 ‘생명공학 특허심사기준’에 이미 규정돼 있고 특허관련 업무는 특허청의 고유권한이므로 생명윤리자문위원회가 심의할 사항이 아니라고 반박하는 등 반발이 잇따르고 있어 법률마련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