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수 아이리스21 대표 ceo@iris21.com
새로운 패러다임은 사회의 기존 틀과 원칙이 변화함을 의미한다. 즉 기존의 가치와 일반화된 방식의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렇다고 할 때 산업사회라는 기존의 패러다임이 지식기반의 정보사회로 바뀐다는 것은 우리에게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변화를 동시에 유발하게 될 것이다.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21세기 경영분야의 획기적이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이다. 다시 말해 논의의 중심이 과거 산업사회의 핵심가치였던 자본, 노동, 토지에서 이제는 정보 중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정보인 지식을 축으로 하는 새로운 가치체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의 강력한 지식국가 건설이라는 슬로건 하에 정부 및 공기업 등의 지식경영 도입 및 추진이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기업에서도 이러한 정부의 의지가 아니라 할지라도 새로운 경영 환경, 특히 글로벌 시장 환경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경영기법이자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는 지식경영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그런데 기업의 경영자들은 막상 지식경영의 도입을 결정하고자 할 때 심각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이는 지식경영 또는 지식관리시스템(KMS)을 도입하게 되면 과연 기업은 경제적으로 어떠한 효과와 이익을 얻을 수 있는가하는 문제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또한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변화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분명하다. 그러나 과연 그 대안이 지식경영인가 하는 문제에 이내 봉착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 핵심에는 기업 활동의 기본적인 관점, 즉 비용의 투입에 따른 수익의 창출(cost and benefit)이라는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지식경영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가시적인 비용이 발생한다. 반면에 지식경영의 수익은 무형의 자산(invisible asset)인 지식이라는 것으로 창출되기 때문에 비가시적이다. 뿐만 아니다. 그 측정과 평가도 정확하게 실시할 수 없다는 문제가 경영진이나 시스템 개발자들이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인 것이다.
물론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인식이 꼭 국내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식사회의 도래라는 것을 좀 더 빠르게 감지한 선진기업이나 연구자들은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무형자산이나 지식자산을 평가하고 측정할 수 있는 툴을 개발하고자 노력해 왔다. 스칸디아 내비게이터나, 균형잡힌 대차대조표(Balanced Score Card), 무형자산모니터(Intangible Asset Monitor) 등이 바로 그러한 노력의 결과라 하겠다. 그런데 이러한 수많은 노력이 진행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확실히 지식자산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그 답을 제시할 수 있는 방안은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더욱이 외국의 기업이나 제도, 조직 등을 기반으로 제시된 해법들이 문화나 제도, 마인드 등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지식경영 분야에 있어 국내의 기업이나 조직에 그대로 적용함에도 상당부분의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도 결코 가볍게 흘려 넘길 수는 없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로 국내에서도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
는 지식자산의 측정 및 개발을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21세기가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로 바뀔 것이라는 논의에 대해서는 이미 세계적인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따라서 이러한 지식을 활용하여 경영적인 효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인 지식경영의 도입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지식경영의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 ‘우리는 과연 어떻게 지식을 계량화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고 측정하게 되면 그것은 향상된다. 측정하지 않으면 가치가 생기지 않는다”는 하버드경영대학원 캐플란 교수의 지적이 다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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