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충남북 및 강원도를 포함한 중부권 전자 상권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치열한 상권 주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외국계 대형 할인매장이 속속 들어서면서 기존 대리점 형태로 운영되던 가전업체들의 입지가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특히 1∼2년전부터는 양판 전문점인 하이마트가 대전과 청주, 원주 등에 문을 열면서 상권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양상이다.
일반 영세한 가전 대리점들은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으며 간판이 걸려 있다해도 직접적인 제품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곳도 상당수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따라 삼성과 LG 등 기존 가전제조업체들은 대형 할인매장과 전문 양판점에 맞대응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직영점과 일반 대리점의 규모를 확대함으로써 다양한 신제품 위주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부권 지역은 수도권과 남부권 중간에 위치한 지역적 특성상 소비자들의 일부가 수도권 지역으로 이탈되고 있는데다 가전 구매 시기가 전국적인 현상에 비해 상당히 느린 지역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4∼5월이면 벌써 에어컨이 불티나게 팔릴 시점이지만 중부권 지역에서는 여름에 임박한 6∼7월이 돼서야 판매되는 등 구매 시기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전>
140여만명의 인구 도시인 대전시는 연간 가전시장 규모가 1500억원에 달한다.
지난 98년 말 정부 대전청사 이전과 함께 각급 지역 행정관청과 금융권 등이 신흥도시인 서구 둔산 지역으로 밀집되면서 가전제품 유통시장의 중심축도 자연스럽게 둔산 지역으로 이동했다.
현재 둔산 지역에는 까르푸 및 월마트 등 2개 외국계 대형 할인매장이 들어서 있으며 삼성 리빙프라자 둔산점과 LG 하이프라자 등 유명 가전제조업체에서 운영하는 직영점이 상권 수성을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근처에 위치한 둔산전자타운은 컴퓨터 전문 매장으로 입지를 탄탄히 굳히고 있다.
대전지역의 가전 브랜드별 시장 점유율은 삼성이 전체의 48%를 차지, LG 42%보다 약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컴퓨터 브랜드별 시장 점유율은 삼성이 60%를 기록, 삼보 30%, LG 10%를 제치고 판매 물량이 많은 것으로 지역 컴퓨터 관련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유통 매장별 시장 점유율은 까르푸·월마트 등 대형 할인점과 하이마트 등 혼매 양판점이 각 30%를, 삼성과 LG 등 일반 가전 대리점이 각 20%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1년여전 대전에 상륙한 하이마트 5개점의 신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문을 연 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불구, 이들 5개점의 월 총 매출액은 30억원 수준에 달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가전대리점 수는 삼성이 일반 대리점 36개와 직영점(리빙프라자) 7개 등 43개를, LG는 일반 대리점 28개와 직영점(하이프라자) 4개 등 32개의 대리점을 운영중이다.
오는 10월에는 대전지역 가전상권의 중심핵인 둔산지역에 대형매장인 테크노월드가 문을 연다. 벌써부터 기존 가전 유통업계에서는 테크노월드의 움직임에 예의 주시하면서 상권 수성을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충남>
이 지역 가전, 양판, 할인점의 큰 특징은 인구가 도내에서 가장 많은 천안시를 중심으로 집중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충남도의 행정구역별 분류와 인구분포를 보면 천안시가 남녀포함 42만5000명(14만가구)으로 가장 큰 인구를 가지고 있고 다음이 아산시 18만5000명(6만3000가구), 서산시 15만명(4만8000가구), 논산시 14만2000명(4만7000가구), 공주시 13만5000명(4만4000가구), 보령시 11만8000명(3만9000가구) 순으로 6개시에 전체인구의 77%인 118만6000명이 몰려있다.
천안시는 전국적으로는 인구가 그리 많지 않은 중소도시이지만 인구 대비 점포수면에서는 전국의 상위권에 해당되는 상권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
유통점의 경우 최근 후발주자로 개점한 이마트를 비롯 가장 먼저 천안지역을 선점한 동방마트, 천안상권을 동방마트와 양분하고 있는 메가마켓, 지난해 1월 문을 연 까르푸, 아파트 단지내에 위치해 있는 마그넷 등 5개 업체가 난립해 있다.
이는 대형 유통업체의 점포확장이 수도권에 포화상태에 이르자 시장개척을 위해 지방으로 사세를 확장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보통 인구 20만∼30만명에 10만가구 이상 도시에 할인점의 출점 적정규모로 볼 때 천안의 경우는 7만∼8만명당 1곳이 들어서 있는 셈이다.
특히 천안지역 시내를 중심으로 2㎞ 이내에 동방마트, 까르푸, 마그넷이 몰려있다.
반면 전자 및 가전 상가는 더욱 열악한 상황이다.
대기업 대리점인 LG유통 하이프라자, 리빙프라자 등이 포진해 있고 전자상가로는 전자랜드21이 움직이고 있으며 컴퓨터 조립시장은 전체적으로 150여곳이 산재해 일반가정을 상대로 서비스 사업을 펼치고 있다.
<충북>
청주를 포함한 충북지역은 42만가구, 156만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지역 전체의 가전업체별 대리점 수는 삼성이 일반대리점 38개, 직영점 7개 등 45개점을 운영중이고 LG는 36개 일반 대리점과 4개 직영점 등 40개점이 운영되고 있다.
가전제품 시장이 가장 활성화된 지역은 충북의 중심 도시인 청주시로 이마트와 마그넷 등 2개 대형 할인점과 삼성·LG 등 기존 가전업체, 하이마트 등이 치열한 상권 경합을 벌이고 있다.
청주 지역은 전통적으로 LG전자의 가전시장 점유율이 타 도시에 비해 높다.
전체 상권의 60%를 LG전자가 장악하고 있는 반면 타 지역에서 LG전자보다 점유율이 앞서고 있는 삼성은 4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10여년 전 LG그룹 계열사인 LG반도체와 LG화학, LG전자, LG산전 등 산하 공장이 청주공단에 입주함으로써 자사 제품 선호도가 높은데다 LG전자 대리점별로 공동 프로모션을 구축,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지역에서 입지를 굳혔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청주 지역별 상권은 용암·분평지국과 가경·하복대지국, 율량·사천지국 등 3개 권역별로 나뉘며 신흥 도시인 용암·분평 지역에 대형할인점과 유명 브랜드 가전매장, 하이마트 등이 집중돼 있다.
대리점별 월 매출액이 1억원을 넘는 분포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기도 하다.
반면 마그넷과 이마트 등 대형 할인점의 유통 점유율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충주지역에는 올 초에 전자랜드가 들어섰지만 큰 상권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강원>
강원도 전자유통 시장 규모는 연간 13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55만가구가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강원도 상권은 크게 태백산맥을 기준점으로 영서지역과 영동지역 등 양쪽으로 구분될 수 있다. 시단위를 중심으로 명확한 독립 상권이 형성돼 있어 이를 다시 춘천권, 강릉권, 원주권으로 세분할 수 있다.
영서 지역은 원주시 춘천시 등 2개시와 여주, 영월, 양평, 홍천, 인제, 평창, 양구. 화천, 가평, 횡성 등 10개군으로 이뤄진 광역상권으로서 이 지역 32만가구의 소득수준은 중하계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군부대와 관광레저시설이 밀집돼 있어 지역경기가 소비심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교통망이 확충되면서 춘천시와 원주시를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많아져 신유통점들은 시단위 위주로 먼저 입점하고 있다.
유통망 채널 현황을 보면 LG전자 대리점이 34곳, 삼성전자 대리점 34곳, 하이마트 3곳, 전자랜드21 2곳, 할인점 2곳, 백화점 1곳 등 7개 유통망이 전자유통시장에서 치열한 격전을 벌이고 있다.
영동 지역은 강릉시, 동해시, 삼척시, 속초시, 태백시 등 5개의 중소도시와 고성군, 양양군, 정선군, 평창군 등 4개 군으로 구성돼 23만가구가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도시간 거리가 멀어 각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자체 상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고가의 제품보다는 중저가 제품이 주로 팔리고 있다.
이 지역은 또 어업 경기와 관광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광역 상권이기도 하며 가구수가 영서지역보다 7배 가량 많음에도 불구하고 월 평균 상권 규모가 영서 지역보다 20억원 가량 적은 570억원 규모에 불과해 소상권 성격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유통망 채널을 살펴보면 LG전자 대리점 27곳, 삼성전자 대리점 26곳, 하이마트 5곳이 시장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전자랜드21은 오는 하반기 강릉점 출점을 계획하고 있어 하이마트와 전자랜드21의 시장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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