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시장 3파전 경쟁 가속화

 1㎓급 이상의 고성능 CPU를 잇따라 내놓아 속도 경쟁에서 인텔을 위협하는가 하면, 급성장세에 있는 노트북PC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초저전력 CPU를 OEM업체들과 협력해 완제품을 속속 선보였다.

 더욱이 부가가치가 높은 서버 및 워크스테이션 분야로도 품목을 다각화해 인텔의 고유 영역을 무너뜨리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후발업체들이 이제는 기술 및 마케팅력을 고루 갖췄기 때문에 선두자리를 향한 3파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했다.

 ◇1위 자리 넘보는 AMD=지난해 CPU시장에서 17%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했던 AMD는 지난 1·4분기에는 시장점유율이 21%로 껑충 뛰어올랐다. 주력제품으로 내놓은 ‘애슬론’이 약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쟁 제품인 인텔의 ‘펜티엄4’가 본격적으로 시판되기 시작한 1·4분기에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애슬론이 인텔의 펜티엄4보다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 자신들의 주장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진 것으로 AMD측은 분석하고 있다.

 AMD는 이같은 여세를 몰아 1.4㎓와 1.5㎓급의 PC용 CPU를 내달 내놓을 계획이다. 또 최근 출시한 노트북PC용 CPU ‘모바일 애슬론4’와 ‘모바일 듀론’에 이어 고급형 서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64비트 신제품(코드명 해머)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AMD는 애슬론만으로도 시장점유율이 20%가 넘어선 만큼 노트북PC나 서버, 워크스테이션 등 품목이 다각화된 하반기에는 시장점유율이 30%를 넘어서 인텔의 1위 자리를 넘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트북PC시장의 돌풍 주역 트랜스메타=초절전형 칩인 ‘크루소’로 노트북PC 시장 공략에 나선 트랜스메타는 최근 샤프를 마지막으로 NEC·후지쯔·소니·도시바·히타치 등 일본의 모든 노트북PC 제조업체에 제품 공급을 마무리지었다.

 경박단소한 노트북PC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일본 PC업체에 트랜스메타의 ‘크루소’는 꼭 맞는 짝임에 틀림없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더욱이 이에 맞서 인텔이 노트북PC용 ‘모바일 펜티엄3’와 ‘모바일 셀러론’에 저전력 제품(모델 표기 ULV·LV)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주력 제품인 ‘모바일 펜티엄4’는 열처리 문제 때문에 노트북PC용 제품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자신들의 기술이 앞서 있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현지 마케팅력의 부재로 시장공략이 어려울 경우에는 한국후지쯔를 통해 최근 크루소 칩을 탑재한 노트북PC를 국내 시장에 내놓은 것처럼 일본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세계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미 샤프·소니 등과는 약 2000달러 수준에서 크루소 칩을 탑재한 노트북PC를 개발, 미국 등지에 수출하기로 했다.

 ◇인텔의 대응 및 전망=AMD와 트랜스메타의 공략은 분명 인텔에 상당수 위협적인 요소로 다가오고 있음은 분명하다.

 특히 인텔이 강세를 띠고 있는 데스크톱PC 시장이 올해 15% 이상 역성장하는 반면 AMD와 트랜스메타가 신제품군으로 공략해오고 있는 노트북PC 시장은 올해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자칫 잘못하면 신규시장을 내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응해 인텔은 우선 ‘모바일 펜티엄3’ 가격정책을 적절하게 활용해 노트북PC시장에 대응해가고 늦어도 올 연말께는 최신 기술을 탑재한 ‘모바일 펜티엄4’를 내놓아 다시 한번 전력을 가다듬을 계획이다.

 또 차세대 PC시장을 대체할 개인휴대단말기(PCA) 등 신규시장을 적극 공략해 CPU 명가로서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인텔의 수성전략 못지 않게 그동안의 경험과 기술이 쌓인 후발업체들의 전략과 전술도 만만치 않다”면서 “올해는 상당수 시장을 내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지연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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