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모바일 게임과 지식산업

◆디지털마케팅 이봉원 사장

 

 최근 이동통신 단말기 기술의 발달로 무선인터넷 콘텐츠산업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핵심인 모바일 게임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최근 재단법인 게임종합지원센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200억원이며 오는 2003년에는 1062억원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용 인구도 현재 휴대폰 이용자의 약 7%인 200만명 수준이나 2003년에는 6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달 중 컬러를 지원하는 휴대폰의 출시가 예정돼 있고 조만간 IMT2000의 상용화도 잇따를 전망이어서 모바일 게임 시장은 더욱 활성화할 전망이다.

 이처럼 모바일 게임산업은 향후 급속히 발전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

 첫번째는 콘텐츠 개발업체의 수익모델이 정립되지 않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그것이다. 국내 무선인터넷 게임개발업체는 현재 80여개사에 이르며 이 가운데 실제 게임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업체는 50여개 정도다. 이동통신 기술의 발달과 함께 콘텐츠 개발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좋은 징후라 아니할 수 없지만 개별업체 차원에서는 수익성을 맞추지 못하는 업체들이 상당수다. 중소 콘텐츠 개발업체들이 수없이 명멸한다는 것이 이점을 웅변해준다.

 콘텐츠 확산에만 주력해온 콘텐츠제공업체(CP)들의 단견에다 거대 기업으로 구성된 이동통신업체들의 인색한 과금 방식이 중소 콘텐츠 개발업체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이래서는 우리의 콘텐츠 개발기술을 향상시킬 수 없을 뿐 아니라 산업의 균형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두 번째는 모바일 게임 개발업체들이 단순한 오락성 게임 개발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으로는 게임의 역기능을 감당해야 하고 개별업체 차원에서는 기술과 아이디어 같은 노하우의 축적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기업의 경제적 이익 추구는 콘텐츠의 사회적 유효성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말이다.

 세 번째는 외국계 콘텐츠에 대한 문화적 영향에 대한 검토도 이뤄지지 않은 채 무조건 수입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한마디로 모바일 콘텐츠 분야에서 외국산의 국내 진입이 너무 쉽게 허용되고 있다. 정부 차원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가치 중심의 검토와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바일 게임은 시간과 공간에 제약이 없다. 또한 기존 PC 게임이나 인터넷 게임과 달리 간편성과 이동성을 겸비하고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모바일 게임은 전략시뮬레이션이나 롤플레잉 게임·전투 게임 등 청소년층을 타깃으로 하는 콘텐츠가 주류를 이뤘다. 일상생활과 연계된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다양화를 기할 필요가 있다. 시사와 교양, 역사와 법률상식 등에 바탕을 둔 게임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의료용 콘텐츠 개발을 활성화함으로써 중장년층에서 노년층까지 수요층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오락형 인간’에 ‘지식형 인간’을 결부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게임에 대한 부모들의 경사된 시각도 교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모바일 게임은 일상업무로의 전환이 쉬운, 호흡이 짧은 게임으로 개발돼야 한다.

 게임에 몰입해 일상업무을 도외시하는 등 주객이 전도되거나 이로 인해 과도하게 통신비를 지출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인간의 정상적인 삶을 저해하는 게임 콘텐츠는 순기능보다역기능이 더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선인터넷에 계속 접속해야만 플레이할 수 있는 WAP 게임 대신 다운로드시에만 요금이 부과되는 VM 방식의 게임이 조기에 정착돼야 하며 이통업체와 CP의 과금방식에서도 적절한 분배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소비자가 요금 때문에 부담을 갖지 않고 재미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게임이 개발되고 수익의 공유 기반이 마련될 때 모바일 게임산업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는 지식정보화 시대다. 따라서 모바일 게임산업은 특정계층에만 편향된 방향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모바일 게임은 현대인의 ‘피로지수’를 누그러뜨리고 계층간 정보 및 문화 격차도 줄일 수 있는 훌륭한 콘텐츠다.

  dm3768@hana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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