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비스 주가향방은?

통신서비스주는 최근 제3통신사업자 육성, 비대칭 규제, 외자유치 등 갖가지 재료를 노출시키며 종목간 복잡한 주가구도를 보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조차도 지난해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사업자 선정 때보다 요즘의 종목별 주가전망이 더 어렵다는 반응이다.

 ◇비대칭 규제=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통신시장에 3강(한국통신·SK텔레콤·LG텔레콤) 구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선도 통신서비스업체를 규제하고 후발업체를 우대하는 차등 규제정책인 ‘비대칭 규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즉 유선시장과 무선시장의 1위 업체인 한국통신과 SK텔레콤에는 규제를 가해 시장점유율을 제한하고 LG텔레콤·하나로통신·데이콤 등 후발 사업자엔 규제를 완화하거나 특혜를 줘 선·후발업체간 격차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증시에선 양 장관의 일성에 관련업체의 주가가 출렁였다. 후발 통신사업자인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은 ‘양승택특수’를 누리며 승승장구한 반면, 최대 피해자로 지목된 이동통신서비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양 장관이 이처럼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양승택주가’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후발업체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선발업체를 규제하는 정부의 정책에 다소 부정적인 반응이다. 비대칭 규제가 선도 통신서비스업체의 발목을 잡아 결국 통신서비스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것이라는 우려감 때문이다. 게다가 비대칭 규제도 선도 업체의 강한 반발로 실행여부마저 확실치 않은 상황이어서 수혜업체들의 주가가 단기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LG투자증권은 이와 관련, 21일 SK텔레콤과 KTF를 ’보유(HOLD)’로 하향조정했고 하나로통신은 장기매수, LG텔레콤은 단기매수로 조정했다.

 ◇제3통신 사업자=비대칭 규제는 결국 하위 통신사업자를 하나로 묶어 IMT2000 동기 사업자로 육성하겠다는 정보통신부의 의지라는 평가다. LG텔레콤을 주축으로 하나로통신과 파워콤을 묶는 방안이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정부의 의지대로 밀어붙일 경우 LG텔레콤은 비동기 사업자 탈락에 대한 충격에서 벗어나 새로운 통신 3강의 주도세력으로 부각되며 안정적인 주가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로통신도 독자적인 동기 사업자 추진이 어려운 상황에서 LG텔레콤과의 연대로 IMT2000 사업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 주가상승의 모멘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LG텔레콤이 돌연 동기식 컨소시엄을 별도 법인이 아닌 회사내 사업단 형태로 추진할 뜻을 내비치면서 하나로통신 등 여타 사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것. 이 경우 LG텔레콤은 인수합병(M&A)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여타 사업자는 LG텔레콤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LG텔레콤의 이같은 입장은 실현성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자금압박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당분간 주가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로통신은 이 안을 놓고 LG텔레콤과 미묘한 주가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KT 민영화=외국인 지분한도 소진으로 보합세를 보였던 한국통신은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으로 새로운 모멘텀을 찾고 있다. 한국통신은 늦어도 7월초까지 민영화 계획에 따라 정부보유 구주 5550만2161주(17.8%)를 해외 DR 형태로 발행할 예정이다.

 한국통신은 DR발행의 성공 여부가 주가향방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에 발행되는 DR는 원주가와 기존의 DR시가의 중간 정도에서 가격이 책정될 예정이며 이미 투자자들의 배분을 마친 상황이다. 예기치 않은 변수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성공적인 DR 발행의 요건을 담보한 상태다.

 한국통신은 DR 발행을 유리한 조건에서 추진하기 위해 현재 추진중인 해외 사업자와 전략적 지분매각에 관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이끌어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회사의 계획대로 DR발행 전까지 전략적 지분매각에 관한 MOU를 체결할 경우 본격적인 주가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

 ◇전략적 제휴=SK텔레콤과 한국통신의 전략적 지분매각 문제는 여전히 통신서비스주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초 4월중 양사는 전략적 지분매각을 매듭지을 예정이었으나 그 시기가 연기되면서 지난달 모처럼 악재를 해소하며 상승세를 탔던 통신서비주의 주가에 제동을 걸었다.

 한국통신은 싱가포르텔레콤과 지분매각(15%)을 추진했으나 주당 가격 등의 이견으로 해외 DR 발행을 먼저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한국통신은 7월초 DR 발행 전까지 가능한 해외업체와 전략적 지분매각에 관한 MOU를 체결, DR발행을 유리하게 이끌어갈 것이라고 발표, 증시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SK텔레콤도 이달 초 자사주 매입(4%)에 나서면서 추진중인 NTT도코모와의 전략적 제휴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SK가 NTT도코모와 지분매각(14.5%)을 앞두고 SK텔레콤의 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는 분석이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때문에 증시에선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이 이달중 전략적 제휴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양사는 그동안 전략적 제휴라는 말이 나돌 때마다 주가가 상승했으나 실질적인 성과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본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는 추종매수를 자제해야 한다는 게 증권가의 분위기다.

 한편 데이콤과 드림라인은 수익개선을 이끌내지 않는 한 주가상승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양종인 동원증권 연구원은 “통신서비스주가 재료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소강국면을 보이고 있다”며 “통신서비주를 짓누르고 있는 외자유치 등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본격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