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처별로 개인휴대단말기(PDA) 육성정책을 내놓고 시장참여를 서두르는 업체들이 잇따르면서 과열양상을 빚고 있는 국내 PDA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PC처럼 PDA의 기술표준화로 인한 가격압박 심화 △무선인터넷 유료화 실패 △한정된 국내시장에서 과다한 업체 경쟁 △대량 생산체제를 갖춘 대만업체들과의 경쟁 등 부정적인 요소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보통신부가 개최한 포스트PC 기술기획연구반 회의에 참석한 대기업의 한 임원은 “PDA산업은 시장형성 전부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고 PC처럼 표준화가 이루어져 세트메이커는 저마진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로 전개되고 있다”며 “특히 무선인터넷 유료화 실패가 국내 PDA산업 활성화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독자 운용체계를 채택하고 있는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 컴팩이나 국내 PDA제품의 경우 운용체계로는 윈도CE, 프로세서로는 인텔의 스트롱암 칩 등이 거의 100%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표준화가 진행되면 후발업체들이 시장진입 장벽을 낮추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이에 따른 업체간 치열한 시장쟁탈전으로 세트메이커는 박리다매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
기술표준화가 이루어짐에 따라 컴팩이나 대형 PDA업체들은 대만의 임베디드 전문업체에 아웃소싱 방식으로 생산체제를 구축했으며 일부 국내업체들은 대만 전문업체에 설계부터 생산까지 맡기는 사업형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업체들의 이러한 사업방식은 수백만대를 생산하는 컴팩이나 대형업체와 가격경쟁에서도 밀릴 뿐만 아니라 성능이나 기능면에서도 대동소이해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대만업체에 제품생산을 의뢰하기 위해서는 일정 물량을 보장해야 한다”며 “이렇게 수입된 제품이 팔리지 않게 되면 재고소진 차원에서 덤핑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 국내 제조업체까지 공멸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대기업들도 PDA시장 참여를 두고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참여하자니 시장점유율이나 수익성 확보가 만만치 않고 외면하자니 고성장이 예상되는 포스트PC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리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PDA사업과 관련, 컴팩이나 HP에 맞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핵심 프로세서나 부품 등을 자체 개발하고 벤처업체와의 아웃소싱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기본계획을 수립한 상태며 LG전자는 아직까지도 구체적 개발방향을 못잡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PDA가 향후 큰 폭으로 성장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국내 업체들이 과연 먹을 파이가 있느냐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국내 PDA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핵심부품에 대한 국산화, 솔루션이나 콘텐츠 등 연관산업에 대한 육성, 이동통신에 대한 기술접목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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