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 현안문제 해결 `고심^

 

 정부가 상대적으로 소외돼온 부품·소재 분야의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출범시킨 (사)부품·소재투자기관협의회가 수개월째 제자리를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15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사단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한 부품·소재투자기관협의회가 출범 5개월째를 맞고 있지만 관련 제도의 미비와 불합리, 회장 부재 등으로 제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단법인 출범이후 투자를 실시할 회원사들이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을 빚어내고 있다. 지난 1월 사단법인 출범전 51개였던 회원사는 협회 출범후 42개사로 줄었다. 지난달 협의회가 연회비 2000만원 외에 입회비 1000만원 규정을 신설, 중견 창투사들은 물론이고 대형 창투사들까지도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입회비를 포함해 첫해에 3000만원씩을 내야 하지만 출범이후 아직까지 단 한번의 사업설명회도 없는 등 협의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얼마나 있겠냐는 게 협의회 가입을 망설이고 있는 벤처캐피털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서갑수 회장 구속이후 협의회를 이끌어가야 할 회장 자리가 몇 개월째 공석으로 남아 있는 것도 협의회 운영의 어려움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 비상근 부회장인 산은캐피탈 김재실 사장이 회장취임을 고사한 이후 마땅한 후보를 물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사장의 회장직 고사는 산은캐피탈 경영 이외의 일에 할애할 여력이 없다는 게 겉으로의 이유다. 그러나 산자부가 너무 많은 지휘·감독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얼굴마담(?)식의 회장직을 맡기는 싫다는 것이 실질적인 이유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와함께 부품·소재전문 투자조합 등록 및 관리 문제도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부품·소재투자조합의 등록 및 관리 주체에 대해 중기청은 여러가지 문제점을 들어 종전처럼 중기청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함에 따라 최근 창투사에 대해서만 이를 적용키로 하고 신기술금융사와 일반 법인이 결성하는 부품·소재 투자조합의 경우는 협의회가 관장토록 이원화했다. 이에 따라 똑같은 부품·소재 투자조합을 협의회와 중기청에서 나눠 관리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업계관계자들은 “벤처산업 저변확대 및 업종별 균형발전이라는 협의회 모토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선 이들 현안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게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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