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나노기술 연구 열기 뜨겁다

 일본 대기업들이 나노테크놀로지의 연구 체제를 일제히 강화한다고 ‘일본경제신문’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도레이와 미쓰비시화학이 전문 연구소를 설립하고, 후지쯔가 일본·유럽·미국에 연구 체제를 갖추는 등 화학, 정보기술(IT) 관련 주요 업체들이 앞다퉈 나노테크 연구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나노테크는 손 바닥에 올려놓을 정도로 작은 초소형 컴퓨터 개발의 단초가 되는 초미세가공 기술로 현재 일본이 미국에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도 IT·바이오와 함께 주요 첨단 기술로 규정하고 국가전략으로 내년 연구체제를 확충키로 하는 등 추격에 적극 나섰고 일본도 국가 차원에서 견제 움직임을 보이는 등 양국간의 주도권을 겨냥한 연구개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도레이는 약 50억엔을 들여 가마쿠라시의 의약연구소 안에 나노테크연구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2003년 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연구소에 50∼60명의 연구원을 파견해 나노테크와 바이오를 융합시킨 연구를 추진, 차세대 의료재료나 정보소자 등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미쓰비시화학은 이달중 ‘나노테크놀로지연구소’를 새로 설립해 원자나 분자 차원의 구조해석이나 합성기술을 연구, 궁극적으로는 신소재 개발에 나선다.

 후지쯔의 경우 지난해 12월 일본에 연구센터를 설립한 데이어 지난달에는 미국과 유럽에 연구소를 신설했다. 이 회사는 곧 전문 연구원을 배치해 연구를 본격화 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신소재, 미국에서는 차세대 컴퓨터 등의 연구를 추진한다.

 이 밖에도 아사히초자는 유리 구조를 조작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를 통해 광(光)회로나 바이오센서에 사용할 수 있는 고기능 유리의 실용화를 추진한다.

 일본 정부 차원에서도 나노테크 연구체제를 확충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달 시작한 제 2기 과학기술기본 계획에서 나노테크를 정보통신 등에 맞먹는 중점 분야의 하나로 규정하고 정부 산하의 종합과학기술회의에서 국가 차원의 나노테크 전략 안을 마련중이다. 또 4월 시작한 2001년도 연구개발 투자 예산으로 미국의 예산 4억9500만달러와 비슷한 518억엔을 확보해 놓고 있다.

 특히 문부성은 2002년 인터넷상에 나노테크 가상 연구소를 개설한다. 문부성은 이를 매개로 대학이나 공적 연구 기관을 인터넷으로 연결, 기존 연구 시설을 활용하면서 공동 연구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나노테크를 활용하는 응용 시장은 매우 넓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혈관에 집어넣어 환부를 직접 치료하는 미세로봇, 바이러스 등 병원체를 전연 포함하지 않은 물로 정제하는 필터 등 다양하다. 경단련은 2010년 일본 나노테크 관련 시장 규모가 약 27조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