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한국기업>(6)ASE코리아

 서울에서 자유로를 따라 서북쪽으로 40㎞ 정도 올라가 파주시청 방면으로 들어서면 곧바로 문발공단이 눈에 들어온다. 통일시대를 대비해 반도체 및 차세대 소재 등 첨단 공장들로만 조성했다는 이 공단 안쪽에 자리잡은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전문업체 ASE코리아(대표 짐 스틸슨). 어린 자녀를 맡길 곳이 없는 직원들을 위해 마련해둔 어린이집에서부터 최신 시설로 깔끔하게 배치해둔 공장 내외관에 세심한 정성이 엿보인다.

 미국 모토로라의 한국내 반도체 해외공장으로 첫발을 내딛은 지 34년. 한국 최초의 반도체 공장이라는 영예를 시작으로 79년 1억달러 수출탑을 비롯, 각종 산업훈장과 표창이 그동안 현지화의 길을 일관되게 걸어왔음을 잘 보여준다.

 지난 99년 모토로라의 반도체사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만 ASE그룹에 인수합병될 때도 전직원의 100%를 고용승계하고 급여 및 복지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만큼 직원을 존중하고 원활한 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이 회사의 또다른 장점이다.

 “한번도 외국기업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저만 빼고 전직원이 모두 한국인이고 한국기업으로 차근차근 성장해왔으며 앞으로 우리회사의 비전도 모두 한국 고객들에게 달려있습니다.”

 모토로라 시절인 95년부터 부사장을 맡아 이 회사를 끌어오고 있는 짐 스틸슨 사장(54)은 올해는 무엇보다도 고객과 품목을 다각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 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든든한 후원자였던 모토로라로부터 독립한 만큼 경쟁력을 갖춰 홀로서기에 성공해야 하는 것이 그와 ASE코리아 전임직원의 공통된 임무다.

 이를 위해 이미 휴대폰 등에 주로 사용되는 볼그레이드어레이(BGA) 및 마이크로칩캐리어(MCC) 표준라인을 신설했다. 또 상보성금속산화막반도체(CMOS) 이미징센서 등 범용제품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칩스케일패키지(CSP) 등 첨단기술을 도입한 것도 다 이 때문이다.

 올해는 3000만달러에 달하는 추가투자를 통해 연구개발(R&D)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15개의 신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물론 기존 주력품목인 자동차나 산업기기, 의료기 등에 들어가는 압력센서와 자동차 에어백과 컨트롤러에 들어가는 가속센서, 이동통신기지국 및 단말기용 전력증폭기(PA) 등은 지속적으로 생산을 확대하고 타 경쟁사와의 차별화 포인트인 고주파(RF)용 제품 테스트는 더욱더 집중해 후발업체를 확실히 따돌릴 생각이다.

 이를 바탕으로 하이닉스반도체·동부전자와 같은 한국고객을 개발하고 커넥선트·델파이·트라이패스 등 신규고객과의 관계도 긴밀히 다져나갈 예정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ASE코리아의 가장 큰 장점인 반도체 제조에서 패키징, 그리고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까지 운송을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완성인도방식(turn-key system)을 꾸준히 고집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로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 분야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겠다”는 ASE코리아 임직원들의 야무진 각오는 ‘홀로서기’에 성공해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견인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회사현황

 -대표이사:짐 스틸슨 (James D Stilson)

 -설립연도:1967년(1999년 7월 ASE로 인수합병)

 -자본금:380억원

 -임직원 수:960여명

 -2000년 매출:1420억원(한국 기준)

 -주력품목:각종 센서, RF 파워모듈, 자동차 집적회로, RF 테스트

 -주요고객:모토로라, 커넥선트, 델파이, 트라이패스 등

 -특기사항:고객주문에 따른 완성인도방식 체제, 업계 최고의 RF 테스트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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