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희 소프트맥스 사장
21세기는 문화콘텐츠의 시대다.
세계 각국은 저마다 문화콘텐츠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국가전략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이 가운데 게임은 문화콘텐츠의 가장 핵심적인 영역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지난 2, 3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연간 1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는 주요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국내 게임업체의 경쟁력은 해외 메이저 업체에 크게 뒤져 있다. PC·온라인·비디오 등 모든 게임장르에 걸쳐 세계적인 대작 게임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외국의 문화콘텐츠 종속국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젠 그동안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게임시장을 주도할 경쟁력있는 게임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세계적인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세계시장 흐름을 잘 읽는 눈이 필요하다.
게임의 경우 편당 제작기간이 2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현재의 트렌드보다는 2, 3년후의 세계시장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
국산 게임은 그동안 기술이나 게임의 완성도는 뛰어나지만 기획력 부재로 외산 게임을 베끼는 수준에 그치는 사례가 많았다. 이것도 따지고 보면 미래의 시장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였다.
세계시장을 예측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 해외업체와 잦은 교류를 하든지, 아니면 해외 현지법인을 직접 설립해 주요 해외시장의 동향을 조사하고 예측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전문인력 양성에 있다. 게임 선진국인 일본이나 미국의 경우 게임산업 관련 인력이나 프로세스가 잘 갖추어져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현재 시장을 분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시장을 예측할 수는 있는 것도 사람이고 그 내용을 게임으로 실현하는 것도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 경험있는 프로듀서나 디렉터를 외부에 의존하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문 교육기관을 보강하는 등 자체 인력양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시장흐름을 올바로 예측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하다. 정보의 홍수시대에 자칫 잘못된 정보로 회사가 큰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궤도에 오른 선발회사나 주변의 관련회사들과 네트워킹을 구축한다면 잘못된 정보에 의한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글로벌 마케팅을 표방하는 현지기업 설립도 검토해 볼 사항이다.
해외의 앞선 기술을 현지에서 직접 전수받는 것은 물론 해외 게이머의 성향이나 시장흐름을 파악하는 데 현지기업을 통하는 것만큼 빠르고 손쉬운 것도 없기 때문이다.
끝으로 국내 게임업체들의 ‘빨리빨리’ 근성도 이젠 경계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기업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적어도 몇 년이 필요하다. 게임을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다. 치밀한 시장조사와 장인정신이 깃들여질 때에만 해외 메이저와 경쟁할 ‘월드베스트’가 탄생할 수 있다.
특히 ‘월드베스트’의 경우 세계 각국의 게이머들의 취향과 특성을 오랜시간 분석하고 적용하지 않으면 결코 만들어낼 수 없다.
한탕주의나 대충의 감으로 세계시장에 겁없이 덤빌 경우 결과는 불을 보듯 훤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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