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공급업자(PP) 승인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되면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이전에는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틈새 장르의 채널들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반면 기존에는 정책적으로 허용되지 않았던 중복 장르의 채널이 대거 출현하게 됨으로써 전면적인 채널 확보 경쟁도 예고되고 있다.
이번 등록제로 PP 시장에 진출한 사업자는 기존 케이블PP 및 지상파 채널들 외에도 유사위성방송사, 음반·애니메이션 등 엔터테인먼트 업체, 언론사, 정보통신관련업체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미르셋·조은방송·OSB코리아 등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방송 설비 및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은 풍부한 양질의 콘텐츠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애니메이션 장르에서는 대원씨앤에이홀딩스·한신코퍼레이션 등이 PP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으며 예당엔터테인먼트·도레미미디어 등 음반사들도 음악 채널을 신청했다.
언론사들의 행보도 적극적이다. 스포츠서울 21은 스포츠정보·연예정보·스포테인먼트 등 3개 장르 채널 외에도 자회사인 고고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엔터테인먼트·바둑 등 2개 채널을 신청한 상태이다.
대한매일스마텍은 보석 채널을,중앙방송은 대중문화·생활정보 채널 등록을 마쳤으며 연합뉴스도 금융 및 경제정보 채널을 신청해 한국경제·매일경제 신문과 함께 경제관련 채널 부문에서 경쟁을 벌이게 됐다.
PP 진출사들의 면면 외에 특색있는 채널들의 개국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레저 및 생활체육 채널은 가장 경쟁이 치열한 영화·음악·종교·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장르의 채널과 함께 다수 사업자가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PP다.
한국타이거풀스·월드TV·미디어윌TV 등이 스피드 레이싱 관련 채널을 개국할 예정이며 한국레저낚시방송·골프레슨채널·태권도채널·여행 등 10여개가 넘는 레저관련 PP가 채널 개국을 앞두고 있다.
특정 계층을 주 타깃층으로 하는 채널들도 눈에 띈다.
ABS농어민방송·농어민방송 외에 장애인채널 2개, 대학생·벤처 전문 채널 등은 명확한 시청자층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공급해 조기 시장 진입을 자신하고 있다.
단일 장르이기는 하지만 특색있는 콘텐츠로 승부를 거는 업체들도 많다. 독립프로덕션연합이 주축이 된 미디어앤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는 국내 최초의 중장년 대상 성인채널인 ‘골드채널’과 마니아층을 겨냥한 인디영화 채널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 종합토크쇼 채널 ‘스페이스TV’, 뷰티정보 채널 ‘뷰티티브이’, 취업정보 채널 ‘채널CEO’, 인물다큐 채널 ‘피플앤피플’ 등도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흥미로운 채널들이다.
문제는 이처럼 다양한 장르의 다수 채널이 쏟아져나오면서 이들 사업자의 채널 운영에 대한 사후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이냐이다.
방송위는 사업자들이 제출한 사업계획서상에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등록증을 교부해주고 있으며 장르에 있어서도 제한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를테면 동아TV가 신청한 ‘경매정보’나 피플앤미디어의 ‘소비자생활정보’, 대한매일스마텍의 ‘주얼리’ 채널 등은 허가 채널인 홈쇼핑 채널과 유사하게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
또 경마채널이나 성인채널 프로그램의 사행성이나 음란성 여부 등은 채널이 개국된 이후에라도 지속적으로 감시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견해이다.
이와 관련해 방송위는 현재 20명이 채 안되는 인원으로 운영 중인 심의평가실의 직제를 대폭 개편하는 방안 등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방송계 관계자들은 신고제와 가까운 등록제 실시로 특색있는 채널들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는 것은 반가운 일이나 이들의 프로그램운영과 관련해서는 세심한 사후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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