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유기EL 디스플레이(OLED)의 현황과 전망

◆김영관 홍익대 교수

 최근 세계의 반도체 시장은 점차 포화되어 가는 반면에 새로운 디스플레이의 개발 및 실용화에 힘입어 디스플레이 시장이 반도체 시장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중 액정표시장치(LCD)는 가볍고 전력 소모가 적은 장점이 있어 평판디스플레이로서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상당기간 수요 측면에서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LCD는 자체 발광소자가 아니라 수광소자이며 밝기, 대조비(contrast), 시야각, 그리고 대면적화 등에 기술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평판디스플레이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새로운 평판디스플레이 중 하나인 유기EL(OLED)은 자체발광형이기 때문에 LCD에 비해 시야각, 대조비 등이 우수하며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경량박형이 가능하고 소비전력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그리고 직류저전압 구동이 가능하고 응답속도가 빠르며 전부 고체이기 때문에 외부충격에 강하고 사용온도범위도 넓으며 특히 제조비용 측면에서도 저렴하다.

 전문조사기관들의 자료에 의하면 세계 유기EL 시장 규모가 매년 증가하여 2005년에 가면 작게는 7억2000만달러에서 크게는 35억달러 사이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일본과 한국, 그리고 대만 등에서 유기EL의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기술개발의 초기단계에 있기 때문에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역으로 유기EL은 재료, 공정, 그리고 심지어 장비 측면에서도 아직 새로운 기술 개발의 기회가 매우 많다.

 특히 유기EL은 LCD나 PDP와 달리 공정이 매우 단순하기 때문에 증착 및 봉지(encapsulation) 장비가 전부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장비가 국산화되지 않으면 유기EL 분야에서도 기존의 제품과는 다른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유기EL 풀컬러 디스플레이가 전세계적으로 양산될 시점에서 기술적으로 선진국과 대등하거나 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지원하에 산·학·연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연구개발이 매우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유기EL의 기술동향=유기EL은 1963년 Pope 등에 의해 안트라센의 단결정으로부터 처음 발견됐다. 그후 1987년에 코닥사의 탱(Tang ) 등이 발광층과 전하수송층으로 각각 Alq3와 TPD라는 이중층 단분자 유기물 박막을 형성하여 효율과 안정성이 개선된 녹색의 발광현상을 발견한 이후로 단분자를 이용한 유기EL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시작됐다.

 1990년에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서 PPV라는 π-공액성(conjugated) 고분자 박막으로부터 EL 특성을 관찰하여 고분자를 이용한 유기EL 디스플레이 개발하려는 연구가 동시에 이루어졌다.

 단분자 유기EL 디스플레이에 관한 연구개발은 현재 주로 일본, 한국, 그리고 대만 등에서 전개되고 있으며 고분자 유기EL 디스플레이는 영국을 포함한 유럽, 그리고 미국 등에서 주로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단분자 유기EL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소자 구조는 <그림 1>에서 보여 주는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양극(anode), 정공수송층, 발광층, 전자수송층, 그리고 음극(cathode)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러한 박막층들은 진공증착법에 의하여 형성된다.

 양극과 음극에서 정공수송층과 전자수송층을 통하여 정공과 전자가 각각 발광층으로 주입되어 여기자(exciton)을 형성한 후 여기자로부터 정공과 전자 사이의 에너지에 해당하는 빛을 발하게 되며 이때 정공 및 전자의 좀더 효율적인 주입을 위하여 양쪽 전극에 전하주입층을 추가하기도 한다.

 여기자의 상태는 일중항 상태와 삼중항 상태가 1대 3의 확률로 존재하며 일중항 상태에서 기저상태로 떨어질 때에만 발광이 가능하기 때문에 내부양자효율이 이론적으로 25%를 넘을 수 없다고 알려져 왔다.

 이러한 소자구조로도 일부 제품에 응용하기에 충분한 휘도를 갖고 있으나, 풀컬러 평판디스플레이에 응용하기에 아직 부족하므로 유기EL 소자의 양자효율을 높이려는 노력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첫째, 일중항 상태만을 이용하게 되면 이론적으로 최대 25%의 내부양자효율을 이용할 수밖에 없으나, 삼중항 상태인 75%의 내부양자효율을 이용할 수 있으면 효율의 획기적인 개선을 가져올 수 있다. 삼중항 상태의 여기자가 인광을 통하여 빛을 내는 원리를 이용하여 최근 프린스턴 대학의 S. R. Forrest와 USC의 M. E. Thompson은 적색 및 녹색의 발광효율을 매우 향상시킨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둘째, 양극과 음극으로부터의 전하주입 장벽을 낮추려는 노력으로서 양극 측면에서는 ITO 전극을 UV-ozone, 또는 O2나 CF4 plasma 전처리를 통하여 ITO의 일함수를 높이거나, 또는 ITO 표면을 세척하는 방법 그리고 양극과 정공수송층 사이에 프탈로사이아닌과 같은 정공주입층을 추가로 사용함으로써 정공주입을 쉽게 하거나, 또는 새로운 양극재료를 개발하려고 하는 접근법 등이 시도되고 있다. 음극 측면에서는 더욱 작은 일함수를 갖는 전극재료를 찾으려는 시도와 음극과 전자수송층 사이에 LiF, CsF, Li2O 등과 같은 매우 얇은 절연체나 또는 전도체를 삽입하여 전자주입 장벽을 낮추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셋째, 외부양자효율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미세동공효과를 이용하거나 또는 굴절지수를 조절하는 등 소자 주변의 외적요인을 개선하는 연구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고정세 풀컬러 평판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에는 유기EL 소자의 수명이 충분하지 않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유기EL 소자의 저소비전력화 기술이 필요하며 △재료 측면에서 기존의 재료보다 열안정성이 더 높은 전하수송 재료와 발광 재료를 개발하는 것이며 △이러한 열화기구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므로 정확한 열화기구를 규명하고 그 원인을 이해하는 것이며 △봉지 기술을 개선하는 것이다.

 유기EL 소자는 특히 수분과 산소에 매우 취약하여 소위 소자불량으로 알려진 흑점(dark spot) 등의 원인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이러한 수분과 산소를 차단하기 위하여 현재는 음극형성 공정 이후에 바로 금속 캔을 패널 위에 접착제를 사용하여 접착시키고 극자외선(UV)를 쪼여서 접착제를 커얼링(curling)하는 일본 파이어니어(Pioneer)사의 공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정은 아직 수분과 산소를 요구 수준까지 제어하지 못하여 충분한 소자 수명을 얻을 수 없으며 동시에 공정이 복잡하고 수율 등이 낮아서 소자의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유기EL 디스플레이의 수명을 개선하고 동시에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봉지기술의 개발도 필요하다. 유기EL 소자의 구동 방식은 크게 수동매트릭스(passive matrix)형과 능동매트릭스(active matrix)형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수동매트릭스형의 경우는 순간적으로 유기EL 소자를 높은 휘도로 발광하도록 하여야 하나 능동매트릭스는 유기EL 소자를 원하는 휘도에서 지속적으로 발광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유기EL 디스플레이는 LCD의 경우와 같이 대면적이며 고해상도의 제품을 만들기 위하여는 능동매트릭스형으로 가야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근 a-Si TFT를 이용한 능동매트릭스 유기EL 디스플레이의 구동회로를 설계하여 a-Si TFT의 채용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유기 TFT의 경우 기존의 Si TFT보다는 공정 및 생산비용 측면에서 매우 유리하기 때문에 유기EL 디스플레이의 패널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외 업체 동향=현재 일본의 파이어니어사가 전세계 최초로 1998년 FM 문자 방송 리시버의 발매를 개시하고 동북 파이어니어에서는 1999년 7월에 자동차의 AV용 유기EL 디스플레이를 모회사인 파이어니어사에, 그리고 미국 모토로라사에서는 휴대전화용 유기EL 디스플레이의 출하를 개시하였으며 일본 TDK도 2000년 봄에 카오디오용 유기EL 디스플레이를 일본 알핀(Alpine)사에 출하를 시작하였다.

 또한 산요전기와 코닥사가 공동으로 2001년에는 수동매트릭스형을, 2002년에는 능동매트릭스형의 유기EL 디스플레이의 판매를 계획하고 있으며 대만 리텍(Ritek)사도 2001년도까지 제품화를 시도하고 있다.

 더욱이 2001년 2월 7일에 일본의 소니사에서 세계에서 제일 큰 13인치 SVGA급 프로토타입 풀컬러 유기EL 디스플레이를 개발하였다고 발표하여 전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는 LG전자에서 2001년 중반부터 휴대폰용 유기EL 디스플레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며 삼성 SDI도 일본 NEC와 SNMD(Samsung NEC Mobile Display)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하여 역시 2001년 중반부터 휴대폰용 풀컬러 유기EL 디스플레이를 출시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LG필립스 LCD는 대면적용으로 능동매트릭스형 유기EL 디스플레이에 관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으며 그밖에 하이닉스반도체, 오리온전기, 그리고 네스디스플레이, 엘리아텍, 스마트디스플레이, 그리고 일진 등에서 유기EL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지원 현황=일본의 경우 유기EL에 관한 크고 작은 지원사업이 있으며 그중 가장 큰 국가지원사업은 MITI initiative로서 처음에는 백색광 무기EL 개발로 시작하였으나 지금은 유기EL에 관한 연구에 치중하고 있다. 산요전기를 비롯한 11개 기업이 관련되어 있으며 5년에 걸쳐 5000만달러를 지원하고 있으며 동일한 금액의 매칭펀드를 포함하면 1억달러에 이른다.

 미국의 경우 초기에는 국방부(DOD)와 에너지성(DOE)에서 주로 지원하였으며 1999년 이후로는 주로 DOD산하의 DARPA, AFOSR, ARO, ONR, 그리고 NSF와 NIST 등을 통하여 지원되고 있으며 DARFA에서만 유기EL 기술개발에 관하여 4개의 과제를 통하여 3년간 총 7200만달러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에서는 각국 정부에서 지원하는 경우와 EU를 통하여 지원하는 두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으며 각 정부에서 지원하는 경우 그 규모는 미국의 경우와 동일한 수준이며 EU에서 지원하는 규모도 각 정부에서 지원하는 규모와 비슷하다.

 

* 글 싣는 순서

  1-1. 현황과 전망

  1-2. 발광 메커니즘

  1-3. 단분자 재료

  1-4. 고분자 재료

  1-5. 생산공정 기술

  1-6. 액티브 유기EL

  1-7. 생산장비

  1-8. 특허

 * 유기EL 디스플레이는 Organic Electroluminescent Device(OELD) 또는 Organic Light Emitting Diode(OLED)의 두 가지로 사용되며 한국 및 일본에서는 유기EL 또는 OELD라는 표현을 주로 쓰는 반면, 미국 및 유럽에서는 OLED를 주로 사용하고 있어 여기에서는 유기EL을 사용함.

 

* 필자 김영관 약력

81년 서울대 사범대학 화학과 졸업

82∼85년 KIST 연구원

90년 미국 UCLA 대학원 화학 박사

90∼92년 삼성반도체 기흥연구소 수석연구원

92년∼현재 홍익대학교 공과대학 화학공학과 부교수

99년∼현재 홍익대학교 부설 유기정보소재및소자연구센터 소장

99년∼현재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 EL 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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