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DSL업계들 해외로 간다

 수요 부진으로 인해 제품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 생산업체들이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스페이스사이버링크와 디엑스오텔레콤·다인텔레콤·미리넷·링스텍·영우통신 등 통신장비 벤처기업들이 차세대 초고속인터넷 장비로 주목받고 있는 VDSL 장비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으나 국내 시장의 여건 미성숙 등으로 수요가 별로 없어 제품 판매에 애로를 겪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의 경우 이미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등을 기반으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500만명을 넘어선 데다 통신사업자들이 아직 표준화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은 VDSL보다는 기존 ADSL을 통한 신규 가입자 확보에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VDSL 장비의 수요가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국내 시장 전망이 불투명함에 따라 VDSL 장비 생산업체들은 우선 국내보다는 중국과 동남아 등 다양한 방식의 초고속인터넷서비스 도입에 나서고 있는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판로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말 VDSL 장비를 개발한 스페이스사이버링크(대표 이에스더)는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한 결과 올초 인도네시아 피티라바라바웹테크놀로지와 VDSL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호주와 인도네시아에 진출 기반을 마련한 스페이스사이버링크는 동남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한편 중국 시장 진출에도 나서 판로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올초 단독 및 섀시형 VDSL 장비를 선보인 다인텔레콤(대표 이경복)은 지난달 중국의 차이나텔레콤과 25만포트 규모의 VDSL 장비 수출계약을 체결, 초도물량을 공급하는 등 중국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 이경복 사장은 “중국은 ADSL에 편중된 우리나라와 달리 표준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VDSL의 도입에도 상당히 적극적이어서 오히려 시장 여건이 국내보다 나은 편”이라며 “당분간 VDSL 장비의 경우 내수물량보다는 수출물량이 더욱 많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더넷 기반의 VDSL 장비를 개발한 디엑스오텔레콤(대표 황충선)은 최근 네트워크통합(NI)업체인 시스폴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VDSL 장비의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두 회사는 최근 열린 유럽 세빗 전시회에 VDSL 장비를 출품, 현지 바이어들과 수출상담을 벌이는 등 유럽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리넷(대표 이상철)도 최근 개발한 VDSL 장비의 중국 수출을 위해 중국 내 3개 성에서 규격 테스트 및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인도네시아텔레콤 등에 VDSL 장비 공급을 추진하는 등 중국 및 동남아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올 하반기에 VDSL 장비를 출시할 계획인 현대네트웍스(대표 박승철)는 당분간 국내에서 VDSL의 대량 수요가 발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선은 중국과 동남아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춰 VDSL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링스텍과 영우통신 등 VDSL 장비 개발업체들도 당분간 국내 시장에서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해외 시장 진출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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