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건설산업의 인터넷 혁명

◆박병수 빌트원 대표이사 brianpark@built1.com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위치 좋은 대지를 소유하고 있는 P씨는 그동안 사업을 해서 모은 돈으로 건물을 신축하기 위해 미국에서 건설사업관리(CM:Construction Management:)학을 전공한 후 개발컨설팅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친구 L씨에게 프로젝트를 위임했다.

 건설프로젝트는 단계별로 발주처·시공사·건축사·엔지니어 및 자재 공급업자 등이 참여하고 이들에 대한 관리업무는 인터넷 프로젝트 협업체계(project collaboration)를 활용키로 했다.

 이러한 기본원칙에 따라 L씨는 건설업 전문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고 있는 B사의 설계용역 입찰시스템을 통해 선정한 모 설계사무소의 설계안을 기본으로, 역시 B사가 제공하는 건설공사 입찰시스템을 통해 프로젝트를 수행할 건설회사를 선정했다.

 설계사무소에서는 최근 확산되고 있는 지능형 객체(intelligent object) 3차원 설계시스템을 이용해 설계 단계에서부터 개략적인 물량 및 공사비를 수시로 산출하면서 건축주의 예산에 맞춰 공사를 진행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국내외 모든 건설자재의 제조사·기술정보·캐드디테일·가격 등이 총 망라돼 있는 CMS(Catalog Management System)와 3차원 설계시스템이 연동돼 있기 때문이다.

 L씨는 건축주인 P씨·설계자·감리자·시공자와 공사착수를 위한 회의를 주재하고 관련 주체 모두에게 건설전문 인터넷 솔루션 업체가 서비스하고 있는 프로젝트 협업체계시스템을 이용해 준공시까지 모든 커뮤니케이션 및 문서, 도면정보의 공유를 인터넷상에서 수행하도록 했다.

 건설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건설회사에서 작업보고를 비롯한 자재선정·건의사항·변경요청 등 모든 문서를 인터넷상에 업로드하고 해당되는 주체가 실시간으로 대응해 프로젝트는 원활하게 수행됐다. 건축주인 P씨 역시 자택에서 프로젝트의 흐름을 파악하게 되었고 특히 건설사에서 설치한 동영상 화면을 통해 현장의 진척상황을 방문하지 않고서도 훤히 알 수 있게 되었다.

 시공사 역시 공사 진행중 발생하는 사소한 문제점들을 즉각 인터넷상에 제기해 설계자 및 감리자의 적시 조치를 받는 등 공기단축과 비용절감을 거둬 모범현장으로 선정됐다.

 설계자와는 협업체계시스템에서 제공하는 도면 뷰어(viewer)기능을 통해 설계변경이 필요한 부분을 곧바로 처리하게 되었으며 특히 변경관리가 체계적으로 되어 최근의 변경사항을 착오없이 숙지하게 된 것이 무엇보다 효율적이었다. 각 사용자들은 값비싼 CAD 소프트웨어를 구입하지 않고서도 사업자의 서버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뷰어 기능을 통해 이를 사용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예정된 공기보다 앞당겨 공사를 완공하게 되었으며 건축물을 인도받은 P씨도 무척 만족했다. 시공사는 프로젝트의 전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문서를 한 장의 CD에 담아 보관할 수 있어 본사의 기술 축적에도 일조를 하게 되었다.

 이때까지는 현장을 철수하게 되면 도면과 문서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필요한 참고사항을 잃어버리는 사태가 허다해 무척 곤란함을 겪었다고 한다. 또한 건설자재를 인터넷상의 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해 전국의 공급자를 대상으로 질 좋은 자재를 싸게 구입해 원가 절감에도 상당한 득을 보았다. 일부 하도급 공사도 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해 업체를 선정, 품질관리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던 등록업체를 배제하는 획기적인 의식 전환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건축주 P씨는 이후 L씨의 조언으로 건축물 유지관리 역시 B사가 제공하는 인터넷을 이용한 자산관리·임대관리·시설물관리·보수작업관리 등을 통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

 이상 예로 든 상황은 미래의 일이 아니며 지금 당장 적용할 수 있는 건설산업의 인터넷 기술 활용사례다. 아직 국내에서는 CM제도가 정착되지 않았으나 조만간 제도화가 될 것이며, 프로젝트에 관련된 모든 주체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건설산업 인터넷 솔루션, 즉 프로젝트 협업체계가 정착될 날도 머지 않아 올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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