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업계, 불황터널 자가 브랜드로 탈출

 모니터업체들이 PC산업 위축에 따른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자사 브랜드 제품 판매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는 PC산업 침체로 PC업체들에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모니터를 공급하던 영업으로는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데다 전세계적으로 모니터와 본체를 따로 구입하는 구매 패턴이 자리잡아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OEM사업의 경우 겨우 수지를 맞추거나 적자까지 감수해야 할 정도”라며 “자사 브랜드로 판매하는 유통시장의 경우는 아직까지 수익성이 담보돼 국내 모니터업체들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 및 유통망 확대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100만대(15억달러)의 모니터를 생산, 모니터 부문 2위를 차지한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올해 자사 브랜드 유통을 확대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99년에는 OEM 비중과 유통 비중이 6대 4 정도로 OEM 물량이 더 많았으나 지난해 5대 5로 균형을 맞춘 데 이어 올해는 자사 브랜드 매출을 6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브랜드 이미지 및 유통망 확대를 위해 이 회사는 본사 차원의 홍보와는 별도로 수백만달러 규모의 마케팅 비용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올해 OEM 물량 600만대, 자사 브랜드 유통 물량 800만대 등 총 1400만대를 전세계에 판매할 계획이다.

 모니터 전문업체에서 PC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 중인 KDS(대표 고대수)는 현재 6대 4 정도의 유통 대비 OEM 비중 가운데 올해는 자사 유통 비중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회사는 20여년간 북미 지역 중심으로 브랜드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진행, 지난해 이 지역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를 제치고 국내 업체로는 브랜드 인지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독일의 PC 유통업체인 엘사에 모니터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에는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와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월마트를 통해 올해에만 50만대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출에서는 아직까지 70% 정도를 OEM으로 공급 중인 한솔전자(대표 전대진)도 자사 브랜드 제품 판매를 강화하기로 하고 유럽 및 미국법인을 통해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또 지난 3월에는 중국 장성그룹과 제휴, 한국에서 생산하는 고가 모델을 부품수출 후 조립(SKD)해 ‘금장성-한솔’이라는 브랜드로 중국 시장에 판매키로 하는 등 중국 내 자가 브랜드 영업에 착수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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