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기관고유사업비 비중이 매년 낮아지고 있어 기본 연구기능의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6일 출연연에 따르면 기초·공공·산업기술연구회 등 총리실 산하 3개 과학기술연구회 소속 19개 연구기관의 지난해 총 연구사업비를 분석한 결과 기본사업비인 기관고유사업비 비중이 전년도에 비해 높아진 기관은 6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대부분의 출연연들이 기본사업보다는 국가연구개발사업과 민간수탁사업에 역점을 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총 연구사업비 대비 기본고유사업비 비중을 연구회별로 보면 기초기술연구회(이사장 채영복) 소관 4개 연구소 가운데 과학기술연구원은 지난해 38%로 99년 36%보다 2%포인트, 천문연구원은 작년 72.6%로 99년 67.4%보다 5.2%포인트 각각 높아졌으나 생명공학연구원(22.4%→21.4%), 기초과학지원연구원(60.6%→51.2%)은 낮아졌다.
산업기술연구회(이사장 박규태) 소관 7개 연구기관도 식품개발연구원(12.6%->15.1%)과 기계연구원(17.1%→18.9%), 전자통신연구원(0%→1.3%)은 기본고유사업 비중이 높아졌으나 나머지 한의학연구원(77%→65.3%), 생산기술연구원(29.5%→20%), 전기연구원(14.1%→13.7%), 화학연구원(32.7%→29.5%) 등은 낮아져 전체 7개 기관의 기관고유사업비 비중은 지난 99년 9%에서 지난해 8.5%로 감소했다.
특히 공공기술연구회(이사장 박병권) 소관 8개 연구소의 경우 표준과학연구원(38.2%→40.2%)과 에너지기술연구원(11.1%→11.1%)을 제외한 모든 연구소가 고유사업비 비중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항공우주연구원(8.8%→8.4%), 해양연구원(20.3%→15.1%), 지질자원연구원(23.6%→20.2%), 건설연구원(7.2%→5.7%) 등이 감소세를 보여 공공기술연구회 산하 연구소들의 기관고유사업비 비중은 16.7%에서 15.2%로 낮아졌다.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출연연이 활발하게 연구수주활동을 벌여 자체 수입이 꾸준히 늘어났다는 반증이지만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출연연의 기능이 약화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출연연의 효율성 강화를 강조하면서 출연연들이 정부 및 민간기업의 연구과제 수주경쟁에 매달리는 문제점을 낳고 있다”며 “이에 따라 수주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초과학 관련 연구기관들은 연구기능이 더욱 약화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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