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이동통신 장비산업계에서 ‘먼저 시스템을 발주해야 단말기 시장이 열린다’는 것은 불문율로 통한다. 서비스사업자들도 시스템 공급업체가 기술적인 측면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단말기를 공급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KT아이컴의 비동기식 IMT2000 장비 공급업체 선정작업에 전세계 통신장비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한국시장에서 처음으로 비동기식 장비기술 및 공급능력을 검증받게 됐다는 점에서 수주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서비스 연기론을 잠재우다=일단 KT아이컴은 1000억원 내외의 시스템 구매예산을 책정한 상태다. 비동기식 IMT2000을 구현할 주요 장비인 교환기(IMX)를 비롯해 패킷교환장치(SGSN), 패킷망교환장치(GGSN), 기지국(Node B), 기지국제어기(RNC), 가입자위치등록기(HLR) 등을 공급할 업체를 찾는 것이다. 부가장비들은 추후에 이루어지며 올 상반기 중으로 주요 장비에 대한 구매계약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번 장비업체 선정을 통해 IMT2000 사업경쟁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국내외 장비공급업체들의 기술개발을 유도해 서비스 신뢰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IMT2000 서비스를 위한 핵심장비 발주를 시작함으로써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 연기론의 파장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T아이컴측은 “IMT2000 장비 발주를 시작함으로써 3세대 이동통신 수요를 앞당기고 소비자 선택에 힘입어 산업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내업체 수주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국내 장비산업계는 비동기식 기술 및 운용경험이 일천하다. 2세대 디지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이동통신에서는 상용화 종주국으로서 세계시장에 얼굴을 내밀 수 있었다. 따라서 비동기식 이동통신장비 수주경쟁이 새로운 도전이자 미래 성공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LG전자는 자사가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갖춰나가고 있는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지난 97년부터 비동기식 장비개발 전담조직을 발족, 99년 6월 144Kbps급 비동기 시험시스템을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2세대와 3세대간 연동이 가능한 핵심망과 영상소자를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지난해 말 비동기식 이동통신 본고장인 유럽(이탈리아 마르코니모바일)에 기지국 및 기지국제어기 관련기술을 수출했으며, 올초 384Kbps급 비동기식 핵심 장비를 시연함으로써 자신감을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 97년부터 ETRI 비동기식 IMT2000 연구개발에 참여, 상용장비 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올초부터 170여명의 연구원을 집중 투입, 비동기식 자체 연구개발력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는 ETRI와 함께 올 상반기중으로 384Kbps급 비동기 실용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서비스사업자들의 IMT2000 추진일정에 맞춰 상용장비를 공급해나갈 계획이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에릭슨, 노텔네트웍스, 루슨트테크놀로지스 등 전통적인 이동통신장비 강자들에 맞서 어느 정도의 기술경쟁력을 선보일지 관심사다.
◇전망=업계 관계자들은 “KT아이컴과 SKIMT가 핵심 장비공급업체로 각각 1∼3개를 선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내산업 육성을 위해 최소 1개 공급권이 국내업체에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외국업체들의 기술경쟁력이 우월하다는 점이다. 이는 물량면에서 국내업체가 장비공급을 주도하기 힘들다는 분석으로 연결되고 있다. 국내 장비공급업체들은 서비스사업자들의 국산장비 선택이 ‘생색내기’에 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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