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유통대동맥’을 표방하며 e비즈니스를 강력하게 추진해온 신세계그룹이 최근 횡보를 거듭해 주목된다.
롯데·현대와 함께 3대 유통그룹으로 자리매김해온 신세계가 최근 홈쇼핑 신규 선정 심사에서 탈락함으로써 특히 그룹차원의 e비즈니스를 보수적으로 추진키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그룹의 기존 온라인 사업인 사이버몰(http://www.cybermall.co.kr)과 사이버이마트(http://www.e-mart.co.kr)에 신규 투자를 최소화하는 한편, 당분간 여타 온라인사업도 최대한 자제할 계획이다. 대신 신세계는 할인점 부문 선두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오프라인 점포 출점 확대 및 시설확충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선 그룹 차원의 e비즈니스나 온라인사업에는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는 계획”이라며 “이는 전반적인 시장동향과 온라인 쇼핑의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때 국내 쇼핑몰 업계의 선두그룹에 포진하기도 했던 백화점의 사이버몰은 최근 매출부진과 적자에 시달리고 있으며, 소유·운영을 맡고 있는 계열사 신세계I&C로서도 부담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올 초 ‘클릭앤모타르’의 전형이라며 대대적인 선전에 나섰던 사이버이마트도 다음달 그룹 홈페이지 통합을 앞두고 마케팅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특히 이달로 예정된 계열사간 사이트통합(http://www.shinsegae.com)은 신세계 백화점 사업부의 고객관계관리(eCRM)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결정될 사안이어서 아예 ‘없었던’ 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그룹 관계자는 “백화점이 진행중인 eCRM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사이트통합을 통한 그룹 차원의 e비즈니스 연계가 가능하다”면서 “현재로선 계열사간 e비즈니스 공조체제를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백화점 사업부는 지난달 eCRM 특별전담팀을 구성하고 곧바로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지만 여전히 성패여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는 100만명 이상에 달하는 백화점·이마트 카드고객의 데이터에 자유롭게 접근, 가치있는 마케팅데이터로 가공할 수 없다는 신세계만의 고민에서도 기인한다. 신세계는 지난 IMF 당시 백화점 카드사업은 한미은행으로, 이마트 카드사업은 삼성카드로 각각 매각한 상황이어서 자사 고객들이라 하더라도 가공·활용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e현대 관계자는 “유통그룹의 e비즈니스는 결국 소매마케팅이 근간이 돼야 한다”면서 “최근 카드와 다양한 업종의 점포망을 연결한 마일리지 서비스가 쏟아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세계는 국내 30대 그룹, 특히 유통부문에선 빼놓을 수 없는 선두 기업인 만큼 차세대 활로모색을 위해서라도 e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끊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그룹 차원의 e비즈니스는 일단 암중모색 기조를 취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그룹이 출자한 인터넷 인큐베이팅업체 V소사이어티를 통해 새로운 온라인 사업은 지속적으로 탐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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