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입문<8>
국회의원 선거는 나에게 처음이다. 유권자 입장이 아니라 후보자 입장에서 말이다. 내가 직접 지역구 출마는 하지 않았지만 당과 운명을 같이하면서 동료 후보자들을 도왔기 때문에 내가 나가는 것이나 같았다. 그렇다고 나는 선거유세에 나가서 연설을 한다거나 유권자를 포섭하는 선거운동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다.
당사에서 참모들과 함께 전국의 여론수렴이라든지 분위기를 점검하고, 개별적인 선거추세를 점검해서 무엇이 필요한가 분석하고 그에 대응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를테면, 선거 총본부에서 참모역할을 했던 것이다.
국회의원 선거를 하면서 느낀 일이지만, 선거도 일종의 기업운영이나 같은 감각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정치도 일종의 기업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는 돈을 목적으로 하지만, 거시적인 안목으로는 국민의 안녕과 행복추구를 목적으로 한다. 정치도 당장은 권력지향에 맞춰져 있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 복리와 안정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도 유사한 점이 많다.
선거 참모로 일하면서 나는 벤처기업을 운영하던 감각을 활용했다. 지금 A지역이 있는데 이곳의 특성은 무엇이고 대다수의 유권자 성향은 어떤가, 이들 유권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이 지역에서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정밀하게 분석해서 그 대안을 강구했다. 그것은 그 지역 국회의원 후보로 나가는 동료 후보자의 공약을 만드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조사하는 기관을 시켜서 A지역의 유권자 성분을 파악했다. 이를테면, 유권자 가운데 공무원이 몇명이고 회사원이 몇명인지, 개인 사업가가 몇명이며, 일반 노동자가 몇명이며, 주부가 몇명이고, 실업자가 몇명이고, 유권자 학생이 몇명인가 하는 데이터였다. 이런 데이터를 이른 시일에 파악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돈을 준 사설 조사기관에서는 어떻게 입수했는지 자세히 알아왔다. 개인정보 유출이지만, 각 세대별 직장과 유권자 전화번호까지 입수했던 것이다.
그것을 가지고 분석할 때 A지역은 유난히 일반 노동자들이 많았고, 실업자의 수가 다른 곳보다 많았다. 개인사업을 하는 사람이나 기업체를 가진 수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렇다면 이런 지역은 실업자 대책과 일반 노동자 우선의 정책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다. 그것도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닌, 그들이 들을 때 정말 할 수 있구나 하는 구체성을 띠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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