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전자게임이 본격적으로 소개된 것은 70년대 후반이다. 그러나 게임은 하나의 산업으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동안 게임은 아이들의 놀이수단, 시간을 낭비하는 소일거리 정도로 평가됐다. 이 때문에 하드웨어(플랫폼)나 소프트웨어(콘텐츠) 측면에서 산업적 기반이 마련되지 못했으며 관련업체들이 비즈니스 모델이나 마케팅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것도 어쩌면 당연했다고 할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이란 인터넷 비즈니스가 만개하면서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는 것 같지만 실상은 모든 산업, 시장, 아이템에 존재해왔으며 진화하고 새롭게 태어난다. ‘무엇(아이템)을 가지고 어디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에 대한 궁리(know-how)는 모든 비즈니스의 전제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게임이 상용화된 것은 70년대 초반 미국 아타리사가 아케이드 게임인 ‘컴퓨터스페이스’ ‘PONG’ 등을 출시하면서부터다. 유타 대학에서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접했던 아타리의 창시자 놀란부시넬은 컴퓨터가 장차 훌륭한 오락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하고 전자게임기를 사업아이템으로 선택했다. 아타리는 게임을 팔았다기보다는 오락을 제공하는 간이컴퓨터를 팔았다. 일반인에게 컴퓨터가 낯설었던 당시 아케이드 게임기의 마케팅은 핀볼과 같은 기계식 유기기구의 연장선에서 시작됐다.
70년대 후반 들어 TV와 연결해 사용하는 가정용 비디오게임기(콘솔)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아타리 VCS, 마텔의 ‘인텔리비전’, 콜레코의 ‘콜레코비전’과 같은 미국산 콘솔이 서막을 장식했으나 83년으로 닌텐도의 ‘패미콤’이 등장하면서 일본업계가 시장을 석권하게 된다.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 사업은 ‘아케이드 게임을 가정에서’라는 슬로건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양국 업계의 비즈니스 모델은 완전히 달랐다. 미국회사들은 아케이드 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게임기를 팔아서 돈을 벌려고 했던 반면 일본업체들은 게임(전용타이틀)을 팔아서 수익을 추구했다. 일본은 미국 업계의 실패를 교훈삼아 성공했다.
90년대 들어 PC통신이 소개됐고 90년대 중후반부터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위세를 떨쳤다. 게임 비즈니스에 새로운 환경이 대두된 것이다. 인터넷을 오락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비즈니스가 탄생했다. 온라인 게임이 바로 그것이다. 온라인 게임은 미국도, 일본도 아닌 한국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고 있다. 게임이 ‘가상공동체’를 형성하는 수단으로 발전한 것이다. 그렇다면 온라인 게임은 비즈니스 모델 차원에서 어떤 진화를 가져오고 있을까. 접속료와 서비스 이용료가 전부는 아닐 것이다.
<유형오 게임브릿지 대표 gb1@gamebridg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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