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 CEO]8회-에이스디지텍 조흠원 사장

『에이스디지텍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에이스디지텍을 맡은 조흠원 사장은 작지만 강한 어조로 눈앞의 실적보다는 미래가치에 중점을 두고 경영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이스디지텍은 국내 최초로 액정표시장치(LCD)용 편광필름을 개발한 이래 지난해 20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하는 등 국내 LCD 소재사업을 이끌어온 기업. 그동안 에이스디지텍이 걸어온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여러 차례 회사 주인이 바뀌었다. 그때마다 사명도 교체됐다.

지난 88년 SKC와 일본 KPF의 합작으로 출범한 이래 91년 아시아시멘트그룹에 인수되면서 디지콤이란 이름으로, 95년 새한으로 인수되면서 새한에이켐이란 이름을 달았다. 새한그룹이 부도나면서 이 회사는 다시 지난해 8월 한국기술투자(KTIC)로 인수돼 에이스디지텍이란 현 사명을 갖게 됐다. 모기업이 자주 바뀌면서 그만큼 불안한 길을 걸어왔다.

조흠원 사장은 지난 2월 험난한 여정을 걸어온 이 회사의 사령탑을 책임지게 됐다.

SK글로벌에서 인도네시아 합작법인 사장과 정보통신본부장 등을 거친 후 KTIC의 부사장을 역임한 바 있는 조 사장은 에이스디지텍을 맡은 후 두달 동안 직원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

조 사장은 『잦은 모기업과 경영진의 교체에 지친 직원들에게는 회사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었고 이직률도 대단히 높았다』며 부임초기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러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먼저 조 사장은 100여명에 이르는 직원들을 10명 단위로 나눠 함께 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공장에서 현장직원들과 대화를 가졌다. 다같이 회사를 발전시켜 나갈 것을 독려하면서 신뢰형성에 주력한 것이다.

제조업체의 오랜 관습이라 할 수 있는 명령하달식의 경영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매일아침 대리급 이상이 참여하는 확대간부회의를 하고 월 2회 팀별로 사장과의 대화시간을 마련하는 등 회사의 모든 정보를 전사원이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지난해 9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사내복지기금을 더욱 확대, 직원들의 사기를 높일 계획이다.

『올해는 회사의 기틀을 다지기 위한 구조조정 기간으로 보지만 3년 안에 매출 1000억원의 회사로 이끌 자신이 있습니다.』

부임초기 직원들을 하나로 묶는 데 주력한 조 사장은 미래의 발전을 위한 계획을 밝혔다.

올해 그동안 축적해온 편광필름 기술을 더욱 강화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개인휴대단말기(PDA)용 반사형 박막트랜지스터(TFT) LCD와 컬러 보급형(STN) LCD용 고기능성 필름을 개발하는 등 제품의 기능고도화와 다각화에 힘쓸 계획이라는 조 사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라고 강조하고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생산기술·생산관리 부문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우리 직원들에게 올해는 기능고도화를 위해 한단계 도약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

고 말했다.

이를 위해 조 사장은 직원들의 사외세미나 참석과 야간대학 등록을 적극 장려하고 매주 외부인사를 초청해 특강과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힘들 때는 회사의 30년 후를 상상해보곤 한다』는 조 사장은 『에이스디지텍이라는 멋진 집을 짓기 위해 튼튼한 기둥을 세우는 것이 나의 임무』라며 말을 맺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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