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컴퓨터>슈퍼컴퓨터 사장현황

국내 슈퍼컴퓨터 시장은 현재 한국IBM·한국HP·컴팩코리아·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이 주도하고 있으며 SGI코리아·크레이코리아·NEC 등이 호각지세를 이루며 치열한 경쟁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NEC가 지난 98년 기상청 프로젝트에 이어 대형 프로젝트인 과학기술정보원(KISTI·구 연구개발정보센터)의 백터형 슈퍼컴퓨터 공급권을 잇따라 따내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기업과 연구소·학교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국내 상위 50위권 이내의 슈퍼컴퓨터를 공급회사별로 분류하면 한국HP가 수위를 달리고 있고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컴팩코리아와 한국IBM이 바로 그 뒤를 잇고 있으며 SGI코리아와 크레이코리아·NEC 등이 슈퍼컴퓨터 전문업체로서의 자존심을 내세우며 고토회복을 벼르고 있다. 한국후지쯔 또한 슈퍼컴퓨터 업체로서의 이미지 회복을 위해 프로젝트 베이스의 사안이 뜰 때마다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단일 프로젝트 사상 최대의 슈퍼컴퓨터 공급 프로젝트로 알려지고 있는 KISTI 슈퍼컴퓨터 공급자로 과연 어느 업체가 선정될 것이냐 하는 점. 지난 1월 이미 백터형 슈퍼컴퓨터 공급자로 NEC가 「간택」됐지만 2600만달러 규모의 스칼라형 슈퍼컴퓨터의 경우는 오는 4월 11일께 사업자가 가려질 예정이다.

현재 한국HP와 한국IBM이 동시협상 대상자로 올라 있지만 아직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다. 지난 1월, 이들 두 회사가 동시협상 대상자로 선정될 당시에만 해도 한국HP가 유리하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어느 업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당시에는 한국HP가 동시협상 대상자 중 우선협상권을 부여받아 돌출변수가 없는 사업자 확정이 유력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시간을 끌며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려는 KISTI측과 이 같은 조건을 놓고 두 업체가 서로 눈치를 보며 「밀고 당기기」를 계속하면서 협상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KISTI측이 겉으로는 공정한 심사와 평가에 따른 공급자 선정을 내세우고 있지만 기실은 프로젝트 규모에 걸맞은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내심 원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오는 4월 11일을 시한으로 정해놓고 공급자 선정작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클러스터 슈퍼컴퓨터 업체를 표방하고 나선 자이온리눅스시스템즈·이파워게이트·리눅스원·트론웰(구 딥브레인시스템즈) 등 국내 중소업체들이 활발하게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 업체는 특히 고성능 유닉스서버에서 사용해온 클러스터링 기술을 이용해 10대에서 수백대의 PC 및 워크스테이션을 연결해 슈퍼컴퓨터 성능을 내는 이른바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를 개발, 기상청이나 KISTI, 전국 대학 및 연구소들을 대상으로 한 공급전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이파워게이트와 트론웰이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을 겨냥한 「슈퍼컴퓨터 ASP」사업을 선언, 그 결과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파워게이트는 이미 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와 공동으로 온라인 슈퍼컴센터를 구축,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슈퍼컴퓨터 ASP사업을 구체화한 바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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