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컴업체, 벤치마크 결과 놓고 「티격태격」

「벤치마크 우위 논쟁, 다시 수면 위로」

최근들어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이 벤치마크 우위경쟁에 휩싸여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IBM·한국HP·컴팩코리아·한국후지쯔 등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이 시스템 성능을 나타내는 벤치마크 결과치를 놓고 또 다시 자사 시스템의 성능우위를 주장하는 「벤치마크 논쟁」을 벌이고 있다.

논쟁의 발단은 한국후지쯔가 최근 자사의 「프라임파워2000」이 TPC-C의 분당 트랜잭션 처리수치에서 업계 최고인 22만2772.33tpmC를 기록했다고 주장하면서부터. TPC-C는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서버 성능 테스트기관인 TPC(Transaction Processing Performance Council)에서 온라인 트랜잭션 처리능력 테스트를 의미하는 것으로 단위로는 tpmC를 사용한다.

한국IBM은 불과 한달 전에 자사의 서버제품인 「p시리즈」가 업계 최고인 22만tpmC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TPC의 자료대로라면 한국후지쯔가 발표한 수치가 업계 최고인 셈이며 그 뒤를 이어 IBM·불(22만tpmC)·HP(19만7000tpmC)·선(15만7000tpmC) 등의 순위로 되어 있다.

그러나 한국HP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TPC의 벤치마크 결과가 신뢰성이 있기는 하지만 액면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HP의 전략제품인 「슈퍼돔」의 경우 48CPU짜리 제품을 이용해 테스트한 수치로 만약 64CPU를 활용한 제품을 테스트했다면 30만tpmC가 나올 수 있으며 128CPU를 사용한 제품을 테스트하면 업계 최고치인 100만tpmC 이상의 수치도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IBM의 관계자는 자사의 p시리즈가 후지쯔와 불 등 업체의 tpmC와 비슷한 수치가 나왔으나 그보다 운영비용(달러/tpmC)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운영비용을 합산할 경우 p시리즈가 불과 후지쯔를 제치고 명실상부한 업계 1위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국후지쯔 관계자는 『이번 테스트 결과는 48개 프로세서를 사용해 기록한 것으로 프라임파워2000이 128개 프로세서를 장착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지속적인 기록 경신은 문제없을 것』이라며 『운영비용에서도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화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TPC-C가 공정하고도 객관적인 시스템 성능테스트를 하기는 했지만 시스템의 성능이 애플리케이션, 기업컴퓨팅 응용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시스템 성능테스트를 정형화된 기준에 맞춰 실시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대형 서버의 경우 프로세서의 클록속도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TPC-C 벤치마크의 경우도 오라클이나 사이베이스 혹은 SAP·SAS 등 등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다른 수치가 나올 수 있으므로 오히려 업그레이드 문제나 유지보수 문제를 더 중요한 요소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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