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터넷 자살사이트를 통해 동반자살을 하거나 돈을 받고 촉탁살인을 하는가 하면 폭탄제조 사이트까지 등장하는 충격적인 뉴스를 접했다. 중학생이 폭탄제조 유료사이트를 운영하고, 초중학생이 자살사이트를 드나들다가 목숨을 끊는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일부 초등학교 홈페이지는 교사와 친구에 대한 욕설로 가득차고 담임교사를 비방하는 글이 올라와 몸살을 앓았다. 울산의 한 중학생은 「학교 까제끼자」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교사를 욕하고 교장의 얼굴을 괴물처럼 만들어 놓고 학교를 공격했다.
이외에도 아동 포르노 CD를 만들어 팔다 붙잡힌 학생, 회사의 인터넷 사이트를 해킹해서 개인정보를 빼낸 뒤 금품을 달라고 협박하다 구속된 학생도 있다.
이제 학교 홈페이지는 학교와 학생을 연결하는 매체가 아니라 교사와 학생간에 불신의 공간으로 변해 이를 폐쇄하는 학교가 늘어나 걱정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인터넷 윤리교육지침」을 시도교육청에 통보했으며 정부도 반사회적 사이트 운영자를 처벌하는 대책을 세우고 있고 정통부와 교육부·경찰청·인터넷업체·시민단체도 공동대처키로 했다. 때늦은 감은 있으나 다행스럽다.
우리 사회는 인터넷을 통한 욕설·비방·헛소문을 퍼뜨리는 명예훼손 행위와 성회롱·음란물 유통·원조교제·자살·폭탄 제조 등 범죄 사이트에 대한 제어 기능을 상실했다.
이에 사리판단이 미숙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이 위험한 인터넷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상태다. 작년 9월 청소년보호위의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중독증상으로 정상적으로 학업을 하지 못하는 학생이 5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그 가운데도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자퇴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지금도 전국에서 PC방을 이용하는 청소년들 대부분이 오락과 채팅으로 밤새는 줄 모르고 가상의 유희와 수다로 아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부는 임기응변적인 대책을 세울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인터넷 사용 실태부터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따라 학교·가정·사회가 연계하는 범국민운동을 펼쳐야 한다.
지식정보사회를 이끄는 경쟁력은 우수한 정보 기능만이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는 인간의 도덕성과 창의력에서 나온다. 건전한 인터넷 문화 형성에 범국가적인 노력이 시급한 때다.
박지열 부산 사하구 신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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