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모험<27>
다른 예비 후보자들도 비슷한 방법으로 만나서 자금을 지원했다. 만약 표면으로 노출되었을 때를 생각해서 빌려준다는 형식을 취했고, 상대방에 따라서는 실제 개인 약속어음을 끊기도 하였다. 자금 지원은 거의 순조롭게 진행되었는데, 몇 명의 명단은 공천 후로 미루었다. 그것은 공천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면서 제외될지 모른다는 이유로 당에서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거의 일이 마무리될 무렵 문제의 소지가 있는 나머지 세 명을 만나기 시작했다.
연희동에 살고 있는 예비 후보자 장대성의 집으로 찾아갔다. 그를 처음 만난 것은 당사에서 홍석천 의원의 소개를 받아서였다. 그는 이번에 처음으로 의원 출마를 하지만, 대통령으로부터 경제 각료로 추천을 받은 일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 그는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어서 그것이 결격 사유로 성사되지 못했고, 대학 총장 출마를 했지만, 그때도 미국 시민권 문제가 거론되어 중도에 출마를 포기해야 했다. 그는 그 후에 계속 걸림돌이 되고 있는 미국 시민권을 버렸으나 오랫동안 이중 국적을 가졌던 사실이 불이익을 가져다 주었다. 나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그의 그러한 과거 일이 불이익이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전화를 하고 그의 집에 도착하자 그가 대문 밖으로 나와서 맞이했다. 그의 나이는 이제 오십 정도 되었으나 훨씬 늙어보였다. 그것은 머리가 하얗게 세서 더욱 나이 들어 보이는 것이었다.
『최 위원장, 선거철을 앞두고 바쁠텐데, 이렇게 내 집까지 방문해 주어서 고맙소.』
그는 악수를 하면서 말했다. 그는 나를 서재로 안내했다. 응접실 겸 서재로 사용하는 방은 매우 넓었는데, 벽에는 온통 원서들로 가득 차 있었다. 평생을 읽어도 모두 읽지 못할 서적이었다. 그 서재에 들어서자 나는 어느 서점에 들어온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는 조그만 공간에 있는 소파에 자리를 권하고, 미리 준비한 듯한 녹차를 다려서 내놓았다.
『나는 학교에 가서 애들을 가르치는 일 이외에는 이렇게 손수 끓인 차를 마시면서 책을 읽는 것이 유일한 일이지요. 그런데 사람들이 나보고 정치를 해보라고 하니, 이거 쓸데없는 일을 끼웃거리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는 필요 이상 거드름을 피우는 인상이었지만, 그것은 그의 습관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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