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평등사회를 만들자>12회-독일통일에서 본 정보화격차 해소사례

지난 89년 통일한 독일은 남북통일을 지향하는 우리나라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특히 정보기술(IT)분야와 관련해 양측은 초창기 엄청난 정보격차에도 불구하고 짧은 기간동안 동서독간 폭을 크게 해소하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했다.

서독은 지난 70년의 양국간에 1차 통신관련 협정체결 이후 20년동안 동독의 IT산업 현대화에 막대한 재정지원을 했으나 성과는 기대 이하였다.

IT현대화는 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비로소 본격화됐다. 당시 동독의 전화보급률은 100 가구당 11회선으로 서독의 92회선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

독일연방(서독)이 추진한 동독측 IT현대화의 초점은 자연스럽게 통신시설분야로 집중됐다.

사업주체는 현 도이체텔레콤(DT)의 전신인 「도이체분데스포스트」로 90년부터 97년까지 8년동안 총 600억 마르크를 투자해 「텔레콤 2000」이라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텔레콤 2000」의 핵심은 우선 동독지역 에 총 140,000km의 광케이블을 포설하고 노후한 아날로그 통신시설(전화국 등)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으로 통신회선도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계기가 됐다.

도이체분데스포스트는 8년동안 동독지역에 총 570만 회선, 7만대 공중전화, 40만 텔레팩스 회선, 30만 이동통신 회선, 9만 패킷데이터통신 회선, 500만 케이블TV 회선 등을 신규로 설치했다.

이로써 양측의 정보화격차는 불과 10년으로 놀라울 만큼 줄었다.

양측의 정보격차가 이처럼 빠르게 해소된 것은 40년이 넘는 분단상황에서도 국영 통신사업의 운영방식이 비슷한데다 통일에 대비한 양 정부의 노력이 어우러진 데서 비롯됐다.

특히 양측의 유사한 통신사업형태로 통일이후 양 통신사업자 합병이 갈등없이 신속하게 이뤄졌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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