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소수 기업들이 독점해왔던 필리핀 통신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http://www.awj.com)에 따르면 최근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조지프 에스트라다의 뒤를 이어 권좌에 오른 글로리아 아로요 신임 대통령은 첫번째 경제개혁 과제로 통신 서비스 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아로요 대통령은 최근 정치 불안 등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필리핀 경제를 정상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인터넷 등 정보기술(IT) 기반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통신 서비스 시장을 완전개방 체제로 바꾸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필리핀 유선통신시장은 약 8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롱디스턴스텔레폰이 거의 독식하고 있는 데다가, 최근 매년 50∼100%씩 가입자가 확대되고 있는 이동통신 분야도 각각 300만명 내외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롱디스턴스텔레폰과 글로브텔레콤이 휴대폰 시장을 사이좋게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시장조사회사 피라미드리서치(http://www.pyr.com)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넥스텔커뮤니케이션과 한국통신 등 외국 업체들이 최근 잇달아 필리핀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예기치 못한 진입장벽에 막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 93년 제정한 행정명령 등을 동원해 사업자들간 통신망 접속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롱디스턴스텔레폰 등 기존 사업자들이 턱없이 높은 접속료를 요구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아직 후발주자들에게 통신망을 연결해주지 않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아로요 대통령의 통신사업 분야 자유경쟁환경 조성 방침은 이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부 정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기득권을 포기해야 하는 기존 사업자들로부터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들 통신사업자들이 지난해 말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을 퇴진시키기 위한 시민운동의 전면에 나섰고 결국 아로요 대통령을 최고 권좌에 올려놓은 1등 공신이라는 점을 들어 통신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는 정부의 개혁시도가 험난한 여정을 맞을 것으로 분석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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