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티엄4 PC 대중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동안 중앙처리장치(CPU)결함 및 성능저하 문제와 높은 가격부담으로 일부 특정계층에 한정돼오던 펜티엄4 PC가 최근 CPU의 문제 해결과 가격인하로 일반인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다 인텔의 전례 없는 펜티엄4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국내 PC업체들의 적극 영업이 가세하면서 이를 채용한 PC가 주력제품으로 기존 제품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현황 = 삼성전자·삼보컴퓨터·LGIBM·대우통신 등 국내 PC업체들은 지난해 말 인텔의 펜티엄4 CPU 발표직후 일제히 이를 채용한 PC를 개발해 선보였다. 지난해 말 처음으로 삼성전자가 펜티엄4 PC인 「매직스테이션 7220」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삼보컴퓨터가 「드림시스EX」 기종을, LGIBM이 「멀티넷900」, 대우통신이 「CT7010-TL30N」 등을 각각 내놓았다.
이들 제품의 출하당시 가격은 400만원대. 고기능 노트북컴퓨터와 맞먹은 수준이다. 펜티엄4 CPU 가격이 무려 620달러에 이르는데다 새로운 생산시설 확보 및 개발비에 따른 PC업체들의 초기투자 비용이 컸기 때문에 제품가격이 이처럼 높았다.
여기에 일부 외신에서 『CPU칩 가운데 바이오(BIOS) 소프트웨어 코드에 문제가 있다』거나 『「베스트바이」 등 주요 미 컴퓨터유통점에서 펜티엄4 PC가 품질문제 등으로 쫓겨났다』는 보도 등이 잇따르면서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펜티엄4 PC는 국내 소비자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 제품출시 후 2월 말까지 판매된 물량은 전체 PC시장에서 불과 1∼2% 수준에 머물렀다. 수량면에선 어림잡아 7000∼8000 정도다.
그러나 지난해 말 이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PC업체 한 관계자는 『전국 대리점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나 큰 폭의 가격인하가 단행된 지난달 말 이후 펜티엄4 PC는 전체 판매물량의 10%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수요부진 해소 원인 = 이러한 현상의 가장 주된 이유는 CPU의 가격인하다. 지난해 출시 당시 600달러가 넘던 CPU의 가격이 300달러로 절반 이상 떨어졌다. 이로써 펜티엄4 PC가격도 지난해보다 절반정도 낮아진 200만원대를 보이고 있다. 제조업체와 제품사양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나 펜티엄4 1.3㎓ CPU, 128MB 기본메모리, 40GB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48배속 CD롬 드라이브를 채택한 표준사양 제품의 경우 그 가격이 230만∼26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업체별로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에 430만원에 선보였던 「매직스테이션 7220」을 최근 250만원으로 크게 인하했으며 삼보컴퓨터는 「드림시스EX」 기종을 지난해 말에 비해 35% 정도 인하한 266만원으로 공급가를 책정했다.
LGIBM은 종전에 390만원이던 펜티엄4 「멀티넷900」 제품을 229만원으로, 대우통신은 300만원대이던 「CT7010-TL30N」을 국내 최저가인 196만원으로 낮춰 판매하고 있다.
컴퓨터업체들의 이러한 움직임 못지 않게 인텔코리아도 적극적이다. PC제조업체가 아니면서도 최근 종로, 대학로 등 서울시내 곳곳에서 직접 펜티엄4를 채용한 제품시연회를 열고 있으며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등 국내 주요 PC업체들과 대규모 공동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전망 = 보급의 최대 걸림돌이던 높은 가격부담 문제가 해결됨으로써 수요확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펜티엄4 PC의 경우 「오디오는 물론 비디오, 3차원 그래픽 등 탁월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갖추고 있어 앞으로 마니아는 물론 일반인 수요자를 중심으로 공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관련업계에서는 펜티엄4 PC가 오는 2·4분기를 기점으로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이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이 제품이 펜티엄Ⅲ를 제치고 주력제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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