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동전화 유통업계에서는 시장점유율 제한에 묶여 적극적인 영업을 못하고 있는 SK텔레콤이 내놓은 기발한 유통채널관리정책이 화제다.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7월 적금」 정도로 표현할 수 있는 새 정책은 6월 말까지 일선 대리점들이 쓸데없이(?) 영업자금을 낭비하지 않도록 고객관리수수료(가입자수와 사용요금에 비례해 본사가 대리점에 지급하는 돈)를 본사 차원에서 관리해 준다는 것이 기본 콘셉트다. 7월부터 시작할 공격 마케팅에 대리점들이 적극 동참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 주 목적이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2월부터 6월까지의 고객관리수수료를 본사에 맡겨두는 대리점에는 은행이자보다 훨씬 높은 연리 12%의 이자를 보장해 준다. 물론 결정은 대리점 몫으로 고객관리수수료의 전부를 맡길 수도 있고 일부만을 맡겨 놓을 수도 있다.
이 돈은 선입금 형태가 되기 때문에 SK텔레콤은 7월 이후 점유율 확대를 위한 본격 마케팅이 시작되면 그 액수만큼 우선적으로 단말기를 공급해 준다. 7월은 드라이브를 거는 시기인 만큼 유통조건이 좋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대리점들은 경쟁적으로 물량 확보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SK텔레콤은 6월 말까지의 누적가입자 대비 9월의 누적가입자 증가율에 따라 판촉자금을 차등 지원한다는 방침을 대리점에 통보해 놓고 있다. 4% 이상 증가하면 대당 5000원 정도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사업을 접을 생각이 없는 대리점이라면 7월을 위해 SK텔레콤의 제안을 거부할 이유가 없고 상황에 따라서는 그럴 입장도 안된다. 대부분의 SK텔레콤 대리점들은 7월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자칫 정작 7월이 됐을 때 자금이 없거나 본사측의 적극적인 지원을 얻지 못할 경우 향후 사업 전개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대리점들이 매월 들어오는 관리수수료 등의 여유자금을 주식이나 경험이 없는 다른 분야에 투자해 날려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대리점이 원할 경우 대신 관리해 주기로 했다』며 『7월 본사 차원의 적극 마케팅이 진행될 때 자금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한다는 것이 목적』이라고 전했다.
SK텔레콤의 「7월 적금」은 6월 말까지 가입자를 최소화해야 하고 7월부터는 다시 가입자를 크게 늘려야 하는 특수 상황을 맞고 있는 SK텔레콤으로서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획기적인 유통전략인 셈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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