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모던 록밴드 「미선이」의 싱어송라이터 조윤식씨는 요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루시드 폴」이라는 새 프로젝트 밴드를 만들어 전에 없는 TV출연을 시작한 것.
홍대앞·대학로 등지의 언더그라운드 클럽가에서 오빠부대를 이끌고 다닐 만큼 잘 나가던 그가 왜 갑자기 TV에 나가게 된 걸까.
『「루시드 폴」은 댄스가수를 쫓아다니는 10대를 겨냥한 밴드는 아닙니다. 기존 매체의 획일적인 음악에 식상한 20∼30대 청년층, 특히 30세 전후의 여성을 위한 음악이죠. 음울한 것 같지만 세상을 향해 밝게 웃을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루시드 폴의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라디오뮤직 고기모씨의 말이다. 획일적인 댄스음악이 판을 치면서 음악을 듣는, 특히 가요에 대한 재미를 잃어버린 이들을 위해 무언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오버그라운드에 발을 내딛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짧은 가사에 단순한 선율이지만 조윤식의 단아한 목소리를 담은 서정적인 타이틀곡 「너는 내 맘 속에 남아」를 드라마틱한 뮤직비디오로 제작해 지상파 및 케이블TV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또 인터넷 음악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하고 네티즌 회원을 위한 오프라인 공연도 준비중이다.
「마이 앤트 메리」의 보컬 정순용씨도 최근 「토마스 쿡」이라는 프로젝트 밴드를 만들어 솔로 데뷔앨범을 냈다.
마치 70년대 통기타 음악을 듣는 듯한 리메이크곡 「강릉에서」 「내 모습」과 델리스파이스 출신의 김민규와 함께 부른 「새로운 아침」을 무기로 대중가요계에 한번 도전해보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메이저 음반사를 등에 업고 대중화 기치를 내건 인디밴드들도 있다.
「3호선 버터플라이」와 「힙포켓」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대영AV와 공동으로 음반을 기획하고 기존 가요 제작 시스템에 따라 음반을 홍보하고 대형 유통사를 통해 판매도 추진하고 있다. 또 이 회사의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팬에게 다양한 음악정보도 선사한다.
그러나 이처럼 인디밴드들이 대중화 길을 걷는 데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과연 댄스음악이 판을 치는 대중가요계에 주류는 아닐지언정 변죽이라도 울릴 수 있는 작은 힘이 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우려가 그것이다. 또 인디정신이 희석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대중음악평론가 송기철씨는 『인디밴드들이 오버그라운드로 올라오려는 시도가 기존 대중음악계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팬층이 협소하고 음악장르가 대중적이지 못해 단명하는 사례가 많다』고 평가했다.
결국 음악적 실험정신을 가진 인디밴드들이 세상 속으로 나와 반란에 성공할지 여부는 얼마나 많은 팬을 확보해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가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디밴드가 언더그라운드에서도 원하는 음악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다양성의 문화가 없다는 게 아쉽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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