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국 기업에서 기증받은 컴퓨터로 옌볜과기대생들이 전산실습을 하고 있다. 학생들의 컴퓨터 분야에 대한 학습 열의는 대단히 높지만, 신기종의 컴퓨터가 부족해 애로를 겪고 있다.
해외 최초의 한민족 대학인 중국 「옌볜(延邊)과학기술대학」이 21세기 지식정보화사회를 맞아 정보기술 분야의 전문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옌볜 조선족자치주의 주도인 옌지시에 위치한 옌볜과학기술대학의 현지 취재 내용과 김진경 총장의 인터뷰를 싣는다. 편집자
중국 동북부의 길림성에 위치한 옌지(延吉)공항에서 자동차로 30분을 달려 시내 외곽의 북산가에 다다르면 드넓은 언덕에 우뚝 솟은 큼직막한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바로 중국 옌볜 조선족자치주에 세워진 최초의 해외 한민족대학인 「옌볜(延邊)과학기술대학」.
옌볜 조선족자치주의 주도인 옌지 시내가 파노라마처럼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자리잡은 옌볜과기대는 중국 최초의 중외합작대학으로 유명하다.
미국 국적의 김진경 총장이 한국과 미국 동포들의 지원을 받아 지난 92년 9월 16일 개교한 옌볜과기대는 조선족 출신 학생이 가장 많은 85% 정도로 중국 동북3성에 흩어져 있는 조선족을 위한 대학이다.
『옌볜과학기술대는 중국내 우리 동포의 자생력 기반 마련을 위한 선진과학교육의 민족대학을 목표로 범국민적 지원으로 세워졌습니다. 그만큼 만주와 연해주를 잇는 대단위 한민족 경제권 형성의 토대가 되고 있습니다.』
본관건물 2층 왼쪽 끝방에서 만난 김진경 총장은 옌볜과기대가 21세기를 맞아 동북아 발전에 대비한 과학기술 중점대학이라고 소개했다.
올해로 개교 9년째를 맞은 옌볜과기대는 얼마전 중국정부로부터 100대 중점 지원대학으로 꼽히는 영예를 안았다. 졸업생들의 취업률도 100%에 달한다는 게 김 총장의 설명이다.
이같은 비결에는 총장부터 교수·학생에 이르기까지 한가족처럼 지내는 옌볜과기대만의 유별난 교육환경에서 비롯된다. 캠퍼스내에는 강의동 외에 학생 기숙사는 물론 교수 숙소가 함께 들어서 있다.
『중국과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프랑스·일본·독일 등 10여개 국가에서 온 박사출신의 교수들이 학생들과 한 울타리에 머물면서 강의는 물론 인성교육까지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담임교수제」입니다. 강의도 한국어·중국어·영어 등 3개 언어로 진행함으로써 세계화시대에 걸맞은 실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한국대학에서 강의하다 지난해 8월 이곳에 온 김석기 교수의 설명이다.
지난해부터 옌볜과기대는 제2의 비상을 위한 구체적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캠퍼스 오른편 공터에서는 겨울인데도 신축건물의 마무리공사가 한창이다. 이 건물은 다름아닌 공학관. 특히 이곳에서는 올해 신설된 정보통신학과의 강의가 9월부터 이뤄질 예정이어서 중국내 한민족 IT교육을 위한 요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옌볜과기대는 국제정보통신의 사각지대였던 옌볜지역에 최초로 인터넷을 구축해 이 지역의 정보통신산업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정보통신학과 신설을 계기로 IT분야에 대한 투자를 집중할 계획입니다.』
김 총장은 이곳에서 우수한 IT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이를 위해 옌볜과기대는 부설 컴퓨터응용연구소·정보산업연구소·언어공학연구소·산업기술지원단·에너지환경기술정책연구소 등을 바탕삼아 명실상부한 IT중점대학으로 발돋움한다는 청사진을 그려 놓고 있다.
또한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한국의 포항공대·연세대·한국과학기술원을 비롯해 중국·미국·독일·일본의 20여개 현지대학과 IT분야 기술교류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본관과 복도로 연결된 부속건물의 3층에 위치한 도서관도 IT를 이용한 전자도서관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웹기반의 첨단학술정보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해 학문과 연구에 필요한 자료를 디지털화한다는 계획이다.
김 총장은 『전자도서관 기반이 구축되면 연구중심 대학을 지향하는 종합학술정보센터로서의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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