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졸업시즌을 맞아 학교측의 「나 몰라라 행정」에 의해 졸업을 못하는 경우가 속출, 피해를 보는 졸업예정자들이 늘고 있다.
졸업예정자들에 대한 학교측의 부실한 관리와 수시로 변하는 교육방침 및 학과목 때문에 대학 졸업예정자들이 혼란을 일으키는 일이 부지기수다.
K대 졸업예정자인 이승훈씨는 「당연히」 졸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가 낭패를 봤다.
미취득한 과목에 대해 학과 사무실과 학적과에 문의하고 졸업식을 기다리다 졸업식을 앞두고 학교로부터 과목 미이수로 인해 졸업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씨는 『학적과로부터 이수하지 않은 과목이 수강했던 다른 과목들로 대체된다는 말을 들어 안심하다가 졸업불가 소식을 접했다. 학교로부터 졸업과 관련, 학점문제에 대해 전혀 통보받지 못했다』며 『학생의 인생이 걸린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학칙만 운운하며 학생들의 진로는 안중에 없다는 식의 학교태도에 광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I대 졸업예정자 김기정씨의 경우는 전공과목 변동으로 인해 졸업을 앞두고 전공과목 미이수로 졸업을 못하게 된 사례다.
김씨는 『재수강하려던 필수과목이 군대를 갔다 온 사이에 대체과목도 없이 아예 없어져버리는 바람에 학점관리에 어려움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입학할 당시 전공이던 몇개 과목이 비전공과목으로 바뀌는 바람에 전공과목 미이수로 졸업을 못하게 됐다』며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S대 졸업예정이던 김지원씨는 졸업문제로 취업이 취소될 판이다.
김씨는 『이미 취업이 돼 회사를 다니고 있는 마당에 과사무실로부터 졸업을 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며 『힘들게 취업했는데 지금 회사를 포기해야 할 상태』라며 한숨을 지었다.
그는 『장삿속에 놀아났다는 기분마저 든다』며 『4년마다 바뀌는 학칙으로 손해를 보는 것은 학생들뿐이다. 미리 어느 과목이 비전공으로 바뀌었다는 공고라도 받았더라면 이런 일이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교측의 일방적인 졸업일정 변경으로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H대 졸업 예정자인 김수용씨는 『갑작스럽게 과대표로부터 졸업식이 일주일 앞당겨졌다고 연락을 받았다』며 『졸업예정일에 맞춰 가족들이 어렵게 졸업식에 참석하기로 계획을 잡았는데 갑자기 졸업식을 이렇게 일주일 앞당겨 버렸다는 말을 듣고 정말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씨는 『부모님께서 결국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될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밝히며 『졸업식 당일이 되어서도 졸업식인지 모르는 사람이 나올 것 같다』며 불쾌한 심정을 나타냈다.
그는 『신입생 입학전형으로 인해 업무가 가중돼 졸업생들에게 투자할 시간이 모자란 때이긴 하지만 졸업생도 엄연한 소속 학생으로서 당연히 받을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접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졸업생들은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 발맞추기 위해 교과과정을 바꾸고 「질 좋은 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대학의 임무라며 학생을 위한 교육방침의 변경인 만큼 학생들에게는 확실히 공지를 해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또 대학졸업이 곧 사회생활의 시작을 의미하는 만큼 대학측이 새 학칙과 학사행정 변경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 학사행정 미비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명예기자=박영철·인하대 autofe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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