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의 벽을 넘어 2050>블루플래닛 전광민 대표 & 오라 고성민 대표

연세대 기계전자공학부 전광민 교수(47)와 신생 벤처기업인 오라(http://www.o-ra.co.kr) 고성민 사장(32)의 인연은 지난 99년 연세대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 심사장에서 시작됐다.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던 전 교수는 『고 사장이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아이디어가 참신하고 의욕이 남달라 높은 점수를 주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대해 고 사장은 『입주 이후 전 교수로부터 물심양면으로 많은 지원을 받아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들은 지난해 전 교수가 플라즈마 촉매를 이용한 자동차 배기정화기술 전문벤처 블루플래닛(http://www.blueplanet.co.kr)을 창업하면서 더욱 돈독해졌다.

이들의 대화 주제는 단연 벤처기업.

두 사람 모두 신생 벤처기업의 대표인 만큼 기존 정형화된 경영방식을 탈피한 새로운 경영으로 주위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전 교수와 고 사장이 지향하는 경영 방식은 회사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주주는 물론 회사 구성원들에게 공개하는 열린 경영이다.

『사장이 모든 정보를 독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고 사장은 『철저한 역할 분담을 통해 구성원이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밝혔다.

「경영=전문경영인」이라는 소신을 가진 전 교수는 벤처기업 대표로서 선배인 고 사장의 의견에 공감하며 『때로는 고 사장의 열린 경영을 벤치마킹한다』고 소개했다.

신생 벤처기업이라는 공통 분모 속에 두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벤처기업의 세계화를 강조했다.

전 교수는 『세계 시장은 놀라운 속도로 변하고 있다』며 『독창적인 기술 개발능력을 갖추지 못한 벤처는 생존할 수 없다』고 말하자 고 사장도 동감했다.

전 교수보다 나이는 적지만 벤처 대표로서 더 오랜 경륜(?)을 자랑하는 고 사장은 『수 많은 벤처기업이 생기고 사라지고 있지만 정작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시작한 벤처는 보기 드물다』고 말을 보탰다.

전 교수와 고 사장은 분야는 다르지만 지향하는 바가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독창적 기술을 가진 종합기술개발회사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세계화를 주제로 열띤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은 고 사장이 쓰라린 경험을 얘기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고 사장이 소개한 경험은 이렇다.

해외진출이라는 부푼 꿈을 안고 분주히 뛰었지만 벤처기업이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곳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고 사장이 소위 관계기관이라는 곳으로부터 얻은 정보는 현지 브로커를 이용하라는 어처구니 없는 대답뿐이었다.

벤처기업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부실하다는 것을 실감했다는 고 사장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 교수는 『벤처기업의 성공은 벤처기업 이 처한 생태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전 교수는 『벤처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벤처기업과 관계기관 등 각 분야별로 정보수집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벤처기업의 흥망성쇠는 해당기업의 역량뿐만 아니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중요한 관건』이라고 말했다.

세계시장을 목표로 꾸준히 도약하겠다는 전 교수와 고 사장은 사회가 벤처기업에 대해 조급한 판단을 내리는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 교수는 『설사 벤처기업이 실패하더라도 다시 재기할 수 있는 풍토를 마련해야 한다』며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경험과 노하우를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

다.

이어 『미국이 벤처기업 성공모델로 회자되지만 성공한 벤처기업 대부분은 두세번의 실패를 경험했다』며 『벤처기업인들은 실패는 좌절이 아닌 성공을 위해 꼭 거쳐야 하는 단계라는 긍정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 사장도 『벤처기업의 성공이 코스닥 상장과 M&A가 아니다』라며 『섣부른 성공신화에 얽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대화는 차세대 벤처기업인들에 전하는 메시지로 마감됐다.

전 교수는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목표로 정하고 장기적이고 충분한 계획을 세워 창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 사장도 『성공한 벤처기업은 무수한 땀과 눈물을 전제로 한다』며 『자신을 희생할 각오가 없는 섣부른 창업은 말리고 싶다』고 밝혔다.

독창적 기술로 세계시장 석권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진 두 사람은 늦은 저녁 시간이었지만 대화가 끝나자마자 연구개발을 위해 회사로 발걸음을 바삐 옮겼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전광민

△55년 서울 출생

△78년 서울대 기계공학과 졸업

△88년 미국 MIT대 기계공학 박사

△89년∼현재 연세대 기계전기공학부 교수

△2000년∼현재 블루플래닛 대표이사

고성민

△70년 서울 출생

△93년 고려대 물리학과 입학

△99년∼현재 오라 대표이사

△2000년 3월 그림형 검색엔진 개발

△2000년 11월 온라인 원격 교육 솔루션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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