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0년 10월 21일 「박수칠 때 떠나라」는 주제로 첫 전파를 탄 이후 21년 동안 안방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 받아온 MBC 농촌드라마 「전원일기」가 오는 3월 4일로 1000회를 맞는다.
그동안 이 드라마를 거쳐간 연출자만도 이연헌 아리랑TV 방송본부장으로부터 지금의 권이상 PD에 이르기까지 13명에 달하고 극본도 원로 차범석씨를 거쳐 김정수씨 등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집필했다.
그러나 드라마의 중심축을 이루는 연기자들은 예전 그대로다. 고향을 지키는 어른의 상징처럼 된 「양촌리 김 회장」 최불암씨를 비롯해 김혜자, 김수미, 김용건, 고두심, 유인촌, 박은수, 정애란씨 등은 20여년 동안 이 드라마를 지키며 시청자의 친근한 이웃으로 자리잡았다. 이 드라마는 요즘도 17∼18%의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치열한 시청률 경쟁으로 인해 시청자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드라마들이 양산되는 현실에서 특별히 눈길을 끌 만한 요소가 없는 이 드라마가 이렇듯 장수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 이유는 이 드라마가 산업화와 함께 점차 그 자취를 잃어가는 소박하고 정겨운 농촌의 모습을 되살려 시청자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또 개성있는 인물 설정과 적절한 캐스팅, 베테랑 출연진의 자연스러운 연기조화도 드라마 장수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요즘 제작진은 소재가 거의 다 떨어져 고민하고 있다. 또 적합한 촬영장소를 물색하는 것도 어려움중 하나다. 갈수록 농촌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 사라져가고 있어 머지 않아 충청도 이남 지역으로 내려가 촬영하게 될지도 모른다.
오는 3월 4일 방송될 1000회는 김 회장댁 세 아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고향을 떠나려다가 김 회장이 보이는 땅에 대한 애착 때문에 다시 눌러앉아 살게 된다는 내용을 담는다.
세월과 함께 모든 것이 변해가는 세태 속에서 「전원일기」의 양촌리만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고향을 그리는 시청자들에게 넉넉함과 푸근함을 전해주길 기대한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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