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섣부른 추측일지 모르나 아마 여성 아티스트 중에서 올해 최고의 신인은 다이도가 될 것 같다. 다이도의 데뷔앨범 「노 엔젤」은 현재 영국에서 정상을 차지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탑 10위 안에서 순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물론 그녀의 상업적 성공을 갖고서만 그녀를 「빛나는 신인」이라는 것은 아니다.
소속사의 물량 공세로 잠깐 빛을 보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지만 다이도의 경우는 그러한 「뻐꾸기」 가수들과는 차원 자체가 다르다. 올해로 스물여덟살인 늦깎이(우리 상황에 비춰볼 때) 신인 다이도는 데뷔앨범에 자신의 음악 철학을 녹여내는 데 조금도 모자람이 없다. 어릴 적부터 클래식 교육을 받았고 10대 시절에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리코더 등을 연주하며 클래식 악단에 속해 있기도 했다. 20대에 들어서는 출판사 일을 하면서 친오빠 롤로가 리더로 있는 트립합 밴드 페이스리스의 객원 보컬로도 활동했다. 마약에 취한 상태를 뜻하는 「트립」과 「힙합」의 조어로 만들어진 트립합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지닌 느린 힙합」이라 할 수 있다. 트립합은 영국의 브리스톨을 중심으로 생성돼 발전했는데 포티셰드, 매시브 어택, 트리키 등이 그 대표적인 팀들이다. 최근 외화를 보면 어두 침침한 술집에서 여주인공이 술에 취해 흐느적거리며 춤을 출 때 이런 음악이 곧잘 삽입된다.
솔로로 독립한 다이도가 들려주는 음악은 일반적인 개념의 트립합과는 다르다.
트립합은 아직은 마이너 장르이기 때문에 큰 히트를 기록할 수 없다. 다이도는 기존의 트립합에다 팝적인 요소를 가미해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들었다. 때문에 그녀의 음악은 매우 신선하며 반응도 매우 좋다. 「노 엔젤」은 다이도가 전곡에 걸쳐 작곡을 주도했고 일부 곡에서는 키보드 연주와 프로듀싱도 맡았다. 그녀의 후견인을 자청한 오빠도 공동 작곡과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싱글로 커트된 「히어 위드 미」는 전형적인 트립합 사운드에 어쿠스틱 포크가 결합된 독특한 곡이다. 어쿠스틱 사운드와의 결합은 앨범 전체에 걸쳐 빈번하게 드러난다. 「헌터」나 「돈트 싱크 오브 미」 등이 그런 곡인데 트립합이 갖는 퇴폐적인 느낌을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상쇄해준다. 「생큐」는 기네스 펠트로가 주연한 영화 「슬라이딩 도어스」에 삽입되기도 했던 곡으로 포크 록에 가깝다. 앨범을 통해 들려지는 그녀의 보이스는 샤데와 사라 맥라클런을 합쳐놓은 듯하다. 따라서 그녀는 트립합이나 포크 록, 양쪽에 다 잘 어울린다. 특히 두 장르가 하이브리드된 다이도식(式) 트립합에는 제격이다. 다이도는 뛰어난 작곡 실력, 개성있는 보컬, 그리고 아름다운 외모를 갖춘 뉴페이스다. 그런 그녀가 음악에서도 인정을 받고 상업적인 성공까지 거두고 있다. 그러니 「올해의 신인상」의 강력한 후보로 벌써부터 운운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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