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전격 폐지된 단말기 보조금 부활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올들어 단말기 제조업체로부터 시작된 단말기 보조금 부활론은 전자산업진흥회를 거쳐 지난 20일 국회 한나라당 김영춘 의원에 의해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위원장 이상희 의원) 상임위에서 공식제기되기에 이르렀다.
단말기 보조금 부활론의 진앙지는 삼성전자 등 단말기 제조업체. 지난 6월 단말기 보조금 폐지 이후 단말기 매출이 격감한 제조업체들이 모여 단말기 보조금 부활을 도모하고 있다. 업체들은 연판장을 돌리고 최근 정통부에 공문을 보내는 등 단말기 보조금 부활 공조체제를 다지고 있다.
이들은 단말기 보조금을 부활시켜 정보통신제조업체의 기반을 다지고 기술향상을 위해서 서비스 사업자가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해 시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2세대에서 다져놓은 제조업체의 단말기 기술력을 3세대에서도 유지시키려면 단말기 보조금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제조업체의 수출경쟁력이 강화되려면 국내 시장이 활성화돼야 하며 이를 위해 서비스 사업자의 역할이 요구된다는 「사업자 역할론」도 제기된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단말기 보조금 폐지를 주장했던 정통부·재경부·산자부·이동전화사업자들은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해마다 사업자들이 부담하는 수조원의 단말기 보조금은 통신사업자의 수익을 악화시켜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통화요금 원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단말기 보조금 제도는 통신서비스 사업자의 과당·출혈경쟁을 기반으로 한 것이니만큼 단말기 보조금을 없앤 정통부의 정책은 정상적인 유통질서를 잡기 위한 자구책이었다고 주장한다. 단말기 보조금 제도 시행전 1년 7개월 가량이나 됐던 단말기 라이프 사이클이 보조금 제도가 시행되던 지난해 상반기 3개월로 줄어들 만큼 이동전화단말기의 과소비가 극심했다고 강변한다. 단말기 보조금이 부활될 경우 단말기 교체가 일어나 제조업체의 매출은 올라갈지 모르지만 퀄컴 등 외국업체에 대한 로열티 지급이 늘어나 국가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한마디로 단말기 보조금으로 인해 제조업체는 살아날 수 있으나 이는 외국 부품수입, 로열티 급증이 일어나며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이미 2700만에 이르는 가입자의 1년간 단말기 교환물량도 1000만대에 이르는 만큼 많기 때문에 정상적인 마케팅과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것을 요구했다.
서비스 사업자는 『제조업체가 단말기를 정상적인 유통구조상에서 판매되지 않고 사업자가 구입해 가입자에게 헐값으로 나눠주라고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단말기 보조금 부활은 제조업체만 살고 통신사업자나 국가경제를 고려하지 않은 발상』이라며 폄하했다.
정통부 부가통신과 서홍석 과장은 『단말기 보조금 폐지 이후 정상적인 유통질서가 자리잡고 로열티 수입이 줄어들고 있다』며 단말기 보조금 부활 주장을 일축했다.
단말기 보조금 폐지 초기에서 정통부와 서비스 사업자의 입장 변화는 하나도 없다. 더욱이 사업자들이 올해 경영목표를 긴축재정, 수익 극대화로 삼고 있어 보조금 부활은 아직까지 공허하기만 하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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