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를 기점으로 우리나라 전체 산업활동 가운데 전자상거래(EC)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 1%대를 넘어섰다. 산자부와 전자거래진흥원이 공동조사한 결과 지난해 전체 상거래에서 차지하는 EC 비중은 1.671%, 17조4000억여원 규모로 99년에 비해 배 가까이 늘어났다. 전년 대비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1%선임을 감안하면 EC부문은 산업평균에 비해 무려 8배에 달하는 급신장을 기록한 셈이다.
시장규모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기업간(B2B) 거래의 절대적인 비중이다. 지난해 B2B는 8조1781억원으로 전년 4조7000억여원에 비해 70% 이상 급신장했으며 전체 EC규모에서도 46.9%를 차지, EC를 견인했다. 기업·소비자간(B2C) 부문도 3조여원으로 가파른 신장세를 나타내 고속성장을 이어갔다. 그러나 기업·정부간(B2G) 시장은 여전히 잠자고 있는 실정이다. 99년 1500억여원이었던 B2G 시장규모는 지난해 2000억여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쳐 공공부문은 지금까지도 EC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형국이다.
특히 B2C의 주종인 인터넷쇼핑몰은 전반적인 닷컴 위축 추세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상승탄력을 기록해 전체 EC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시장규모는 전년에 비해 3배로 몸집을 불렸고 올해 또한 76%의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화려한 외형과 달리 속을 들여다 보면 기업내부의 체질은 여전히 취약한 실정이다. 특히 B2B부문에서 EC의 전체 수행과정을 어느 정도 전자화했는지를 5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실제 구매·판매업무는 대부분 2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B2B에 참여한 기업이라 하더라도 정보검색 등 부가서비스 외에 거래활동은 거의 수작업이나 오프라인 관행에 의존하는 셈이다.
기업들의 인적관리 측면에서도 최고정보책임자(CIO)가 있는 기업은 99년에 비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EC 활용을 위한 조직적인 대응은 미약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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