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 매각 서두른다

대우전자(대표 장기형)의 매각이 2년여만에 본격 재개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전자와 채권단은 최근 영상과 백색가전 등 주력사업부문을 매각하기 위해 영국의 세계적인 컨설팅 전문업체인 KPMG를 매각 자문 컨설팅업체로 선정, 1년간 계약을 체결했다.

KPMG는 다음달말까지 대우전자의 디스플레이·냉장고 등 15개 주력사업부문에 대한 정밀실사작업을 거쳐 자산가치를 산정하고 오는 4월말까지 매각방식 등 전략을 수립한 후 채권단 승인을 얻어 5월부터 잠재 매수자 물색에 나설 계획이다. 따라서 이르면 올해말께면 대우전자 매각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로써 지난 99년 미 투자기업인 왈리드 앨로마사와 매각협상이 결렬된 이후 지난 2년간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던 대우전자 매각이 급진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채권단은 지난해 10월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통해 TMA·특산·반도체 등 10개 비주력사업부문을 조기매각 또는 조인트합작사를 설립하기로 방침을 정한 후 지난해말 한화와 특산사업부 매각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왔다.

대우전자와 채권단은 5월 이전까지 모든 비주력사업부문의 매각을 완료, 2000억원 상당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한편 디지털TV 등 핵심사업부문에 역량을 쏟아부어 매수자가 나타날 때까지 최대한 자산가치를 높여 나갈 방침이다.

이처럼 채권단이 올들어 매각작업을 서두르고 나선 것은 정부가 대우전자 매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한데다 매각이 지연될수록 자산가치가 떨어져 제값을 받기가 힘들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우전자와 대우전자사무직위원회도 채권단의 조기매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현재와 같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상황에서는 직원들의 사기가 갈수록 떨어질 뿐만 아니라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한 영상과 백색가전 등 주력사업을 제대로 육성할 수 없다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한편 대우전자의 매각은 인수자가 나타나더라도 협상을 통해 매각이 최종 완료될 때까지는 앞으로 최소한 1년 6개월에서 2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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